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지대디 Oct 07. 2020

이방인이 호주를 위해, 호주에 간 공고생 EP26

이방인이 호주를 위해 일 한 다는 것


나는 나의 실력을 잘 알기 때문에 호주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 매번 버릇처럼 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내가 좋은 회사 혹은 나쁜 회사를 다니는 것과 상관없이 매년 3회 이상 인터뷰를 보는 것이다. 물론 매번 인터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준비를 좀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유는 회사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은 영어가 안돼도 눈칫밥 좀 먹으면 할 수 있지만 인터뷰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사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인 거 같다. 그래서 이런 긴장감 있는 인터뷰를 준비하고 연습하기 위해서 매년 노력하는 편이다.

주로 링크드인을 통해 업체로부터 오퍼(제안)를 받거나 포지션이 있으면 지원하는 편인데 영상 PD를 어떤 여행회사에서 뽑는다 하여 공고를 읽어보니 너무 길어서 대충 읽고 이력서를 보냈다. 그리고는 며칠 후 연락이 왔는데 인터뷰를 보자고 해서 그 회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회사 건물이 상당히 럭셔리했고 거의 맨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는데 시드니의 시내와 하버브리지, 오페라하우스까지 한눈에 전경으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나는 굉장히 유명한 여행회사이구나 하고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는 인터뷰를 보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이 곳이 호주 정부기관이었던 것이었다. 공고를 대충 읽었을 때 여행 에이전시라고 쓰여 있는 것을 봤지만 그 앞에 정부를 안 읽었던 것이었다. 인터뷰는 잘 본 거 같았는데 애초에 나 같은 이방인이 호주 정부에서 그것도 영상 관련으로 일 하는 것을 상상하지 안 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며칠 후 전화가 왔고 1,2차가 통과되었으니 3차 인터뷰를 보러 오라는 것이었다. 1차는 전화, 2차는 구두 면접, 3차는 임원면접인 셈이다. 3차까지 왔으니 마음을 좀 더 단단히 먹게 되었고 면접된 세명과 인터뷰를 보았다.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나름 잘 대답하였고 호주에 대한 질문을 몇 개 받았을 때는 평소에 생각하는 호주에 대해 솔직하게 말한 것이 임원중 한 명에게 감동이 되었던지 계속해서 찬사를 받게 되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왠지 느낌이 좋았고 그 느낌은 그대로 적중했다. 그런데 전화가 오길 4차 실기 테스트가 있다고 했다. 호주에서 수많은 면접을 봤지만 4차도 처음이고 실기 테스트를 시험같이 보는 곳도 처음이었다. 편집 실려과 프로듀싱 실력을 확인하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나와 상당히 비슷한 경력과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다른 지원자가 있어서 상당히 고심을 했고 이포지션을 원래 담당했던 분이 이곳에서 20년 넘게 일하고 정년퇴직을 하는 분이라 많은 지원자를 검토했고 최종 2명을 가지고 저울질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실기를 잘 치렀고 최종 결과가 며칠 후 축하한다면서 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이 순간이 호주에서 줄곧 이방인으로만 살아왔는데 왠지 이 합격을 통해 호주한테 인정을 받은 느낌이었다. 감회가 새로웠으며 비록 지금 코로나 19로 여행길은 막혀있지만 호주에서 받은 사랑을 이곳에서 열심히 일을 하며 보답을 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이전 25화 넷플릭스 일과 만남, 호주에 간 공고생 EP2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