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볼 수 있겠지
딸내미가 연필을 깎아 준다. 그림 그리는 것도 봐준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게 마음에 드나 보다.
그리고 보니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초등학교 때 아빠가 연필을 깎아주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아빠가 필통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연필을 깎아주던 일요일에 밤 그때가 생각난다.
가족의 형태는 특별한 게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 것이 되는 것이다. 기억에 만드는게 아니라 기억을 해내는 것이다. 사진을 찍다 보니 기억이 되살아났다.
딸내미가 언젠간 추억에 한 장면으로 이 시간을 기억하길 바란다. 비가 많이 내리던 여름밤 장래희망을 같이 얘기하고 고민하며 연필을 사각사각 깍던 그 시간.
나에겐 기분이 좋은 추억이 되었는데, 우리 딸에게도 이 사진 한 장으로 오늘 밤에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