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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재 Oct 29. 2018

누자베스의 계절에서 다섯

바람이 차고, 귀가 시리다. 비로소 누자베스의 계절이 왔다.

1. 방 한 구석에 보이 파블로 노래를 틀어놓고 빨래 건조기 시간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 오늘 하루는 유독 길었다. 그래서 그런지 노곤하고 나른하다. 이대로 잠들 수는 없어서 눈만 끔뻑거리며 침대에 거꾸로 누워 있다. 주말이 가고 있다.


2. 건조하고 뻑뻑한 아침. 어떤 노래로 하루를 시작하면 좋을까. 그냥 좋은 노래로는 부족하다. 아주 좋은 노래가 필요하다. 뭐가 새로운 노래가 있을까 싶어서 디스커버 위클리를 훑었다. 딱히 괜찮은 노래가 없다. 플레이리스트를 천천히 내려보는데, 문득 누자베스가 보인다. 바람이 차고, 귀가 시리다. 비로소 누자베스의 계절이 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vilDJuzlKIw


3. 트렌드는 지루하다. 모두 다 같은 걸 좋아하니까. 나는 그냥 남들이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걸 붙잡고 있고 싶다.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일을 게을리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내 행복의 대부분은 발견에서 온다. 이제 새로운 행복을 찾아나설 때다.


4. 나도 백종원을 좋아한다. 별다른 한식당이 없는 스톡홀름에 고심하던 나를 자취 요리의 세계로 인도해주었기 때문도 물론 있지만, 그가 방송에서 하루하루 보여주는 내공과 태도 때문이 더 크다. 그는 쉽게 뽐내지 않고, 빈말이 없다. 조언 한마디 한마디에 본인의 경험과 실패가 녹아 있다. 나도 나중에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5. 스톡홀름에 첫눈이 왔다. 스웨덴에서 보내는 두 번째 겨울이 막 시작되려 하고 있다.


네시 반이면 해가 지기 시작하는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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