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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재 Oct 18. 2018

환절기 감기의 다섯

뭐하러 여기까지 왔는지 다시 한 번 떠올려보기

1. 가을도 서서히 끝이 보인다. 길거리는 온통 노랗고, 빨갛다. 나는 환절기 바람에 놀라 감기에 걸렸다. 지난 주말은 올해 가을은 이게 마지막이라는 걸 알리는 듯 맑고 경쾌했다. 그렇게 기다려온 주말이었건만 나는 침대에 누워서 쏟아지는 햇살을 맞았다. 잠시 일어나서 식물에 물을 주고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를 돌린 게 주말의 전부였다. 그래도 괜찮다. 올해 가을은 돌아오지 않겠지만, 주말은 돌아오고, 감기는 떨어질 테니까. 


2. 숨 쉴틈 없이 일하고, 집에 가서 한 숨 돌리는 일상의 연속. 생각할 틈이 없어서 무엇을 배웠는지 아직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무언가 내 안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뭐하러 여기까지 왔는지 다시 한번 떠올려보고, 힘도 더 내고, 욕심도 조금 더 내보기로 했다. 오늘 아침은 열이 나서 회사 가기는 글렀다. 그렇다고 누워 있고 싶지도 않다. 집에서 차분히 일해야지.  


3. 한글날에 지난 여름부터 기리님, 이연님, 윤정님, 은주님과 작업하던 사이드 프로젝트 프로젝트 히읗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히읗은 외국인 이름을 한글로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는 서비스 컨셉으로 모션, 속도, 색, 컬러를 조절하면서 자기만의 움직이는 한글 명함을 만들 수 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뿌듯하면서도, 부족한 점이 계속 보여서 아쉽다. 다음에는 꼭 런칭까지 해보기로.


4. 지금까지가 내가 사랑하는 일을 찾는 여정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여정이 될 것 같다. 


5. 또 한국 돌아갈 날만 세고 앉아있다. 


오로라가 구름에 가린 날. 사는 동안 한 번은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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