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구모구와 나의 이야기
어느 울창한 숲, 바람에 따라 낭창낭창하고 유연한 나뭇가지들이 우수수 흔들린다. 숲의 주인은 어린 나무가 비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오랫동안 사랑과 정성을 쏟았다. 덕분에 숲은 따뜻하고 나뭇잎은 햇살에 반짝인다. 다만, 때때로 나무들에 나있는 생채기가 마음 아프다.
Q1.
이곳에서 불리고 싶은 이름과 그 이유를 말해주세요. (본명도 물론 가능합니다.)
- 모구모구
- 좋아하는 사람이 불러줘서(겨울에 태어나 시원한 것을 좋아하고, 쫄깃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수 중 하나)
Q2.
현재 인터뷰를 응하고 계신 장소와 시간이 궁금합니다.
(장소 자체를 묘사해주셔도 좋고 혹은 이 장소에서 인터뷰하게 된 연유나, 장소가 지니는 의미가 있다면 덧붙여주셔도 좋아요.)
- 내 꿈이 이뤄지고 있는, 순한 양이 되기도 하고 무서운 호랑이가 되기도 하는, 적당한 수입도 창출되는 나의 직장에서, 잠깐 쉬는 시간을 이용하고 있어요.
Q3.
고개를 돌려 잠시 하늘을 봐볼까요? 오늘의 날씨는 어떤지 자세히 묘사해주세요.
- 그다지 쨍하게 파랗지는 않은 보통의 무난하지만 왠지 아주 맑아 보이는 하늘이네요. (왜냐면 오늘은 프라이데이...)
Q4.
요즘의 기분을 날씨에 빗대 표현해본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미스터 선샤인
- 좋아하는 일(취미)이 생겼고, 사랑하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는 요즘 기분 좋은 남자
Q5.
오늘 했던 생각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생각을 찾아 이곳에 풀어본다면?
- 오늘 조퇴 써야지 유후
Q6.
세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 저마다 다른 사랑(愛)의 모습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가족, 형제, 친구, 연인처럼 대상도 제각각이고 애증, 정렬, 헌신 등 담고 있는 감정도 달라요. 인생에서 당신이 꼭 경험해보고 싶은 사랑의 모습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잠시 생각해보고 그 이유와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주세요.
- 작은 것, 나로부터 시작되는, 점차 확대되어 가는 사랑
- 내 스스로에 대한 위선적이지 않는 깨끗한 사랑(자기애)을 기본으로 →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위한 헌신 → 나와 관련이 없더라도 아픔을 갖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헌신 → 자연에 대한 헌신 → 모든 것에 대한 사랑
Q7.
내 인생의 전체나 한 부분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제목과 장르로 만들고 싶나요? 왜 그런지, 꼭 넣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 opposite, 판타지
- 모든 사람들은 두 개의 삶을 살고 있다. 낮 동안은 평범한 일상을. 밤이 되어 잠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는 꿈 속의 세상을. 하루하루의 일상이 너무 평범하고 지쳐서 늘 밤을 꿈꾸고 갈망하는 모구모구. 어느 날 낮과 밤의 균열이 생겨 밤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되고, 모구모구는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며 살게 되는데. 하지만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님을 깨달은 모구모구. 꿈 속 세상을 벗어나오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데...
- 굳이 내 인생이야기는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평범한 삶의 진정한 의미와 행복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가 있었으면 해서
Q8.
특별하게 여기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물건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해주세요.
- 내가 남긴 사진들(찍은 사진, 찍힌 사진들)
- 사진 찍기를 좋아하게 된 첫 번째 이유가 직업 특성상 자주 만나게 되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게 해주고 싶어서랍니다. 자라면서 잊어버리게 될 자신과 친구들의 순수한 모습을 찍어서 인화해 주면 미래의 소중한 선물이 될 거란 생각에 찍어주는 사람의 입장으로도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Q9.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중 가장 예민한 곳을 순서대로 꼽자면?
(ex. 시각 > 후각 > … )
- 후각 > 시각 > 촉각 > 미각 > 청각 (어렸을 적부터 비염이 심해서 코로 숨쉬고 냄새 맡는 것이 참 소중한 것 같아요)
Q10.
어린 시절의 가장 강렬한 기억은?
- 10살 때 처음 안경을 썼을 때가 기억나요. 그 전까지의 내 세상은 그냥 흐리고 불투명한 것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밝고 선명했다니! +왠지 박사가 된 느낌 (□-□)¬
Q11.
'우리의 힘은 우리의 약점에서 자라난다. 그래서 위대한 사람은 언제나 자진해서 낮은 자리에 서려한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 쓴 <자기 신뢰>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요. 스스로 생각하는 약점이 있다면?
- ① 내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에 인색(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면 노력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 스스로에게 자주 채찍질을 하고 엄하게 대함)
- ②경쟁을 너무 싫어함(지나친 평화주의자)
Q12.
싫어하는 음식과 좋아하는 음식은? (또는 재료)
- 종류보다는 상황과 관련이 있어요
- 좋아하는 음식: 먹자마자 ‘음~’ 이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음식은 뭐든지.
- 싫어하는 음식: 위생적이지 않는 환경에서 만들어진 음식은 뭐든지.
Q13.
현재 어떤 디자인과 색깔의 옷을 입고 있는지 궁금해요.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차림이 있나요?
- 파란 반팔티에 조거 팬츠(오늘은 조퇴하고 취미활동 하러 가는 날이라 편한 복장)
- 평소에는 깔끔한 긴팔 셔츠를 청바지에 앞부분만 넣고 뒷 부분은 빼서 입는 캐쥬얼 스타일을 선호해요
Q14.
이루어지지 않을지라도, 대통령에 출마한다면 가장 먼저 내세우고 싶은 공약은?
- 초중고 학급당 학생 수 대폭 줄이기(현재 초23.1명, 중27.4명)
- 어렸을 적 학생들의 인성교육 중요, 학생들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개별교육 강조, 어릴 적 사랑과 관심을 더 받는 아이들이 더 밝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해요
Q15.
내 인생의 BGM을 한 곡만 꼽자면? 그 이유와 주로 어떤 때 그 노래를 듣는지 궁금해요.
- 아이유, 이름에게
- 평소 서정적인 느낌의 곡들을 좋아하고, 특히 아이유 노래는 가사와 감정 전달이 너무 좋아서 자주 들어요. ‘이름에게’란 곡은 우리가 크게 슬퍼했던 어떤 큰 아픈 사건에 대한 추모의 느낌이 있어서 들을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 지네요.
Q16. 특별 질문
당신이 살아있음에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은 언제인가요? 구체적으로 묘사해주세요. (여러 개도 좋아요)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특히 여행가서 맛있는 것을 함께 먹을 때)
- 날 보고 사람들이 웃을 때
-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구매해서 받았는데 사이즈가 딱 맞았을 때
- 하랑이(부모님 집 강아지)가 날 보고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 때(심장 폭격)
Q17.
마지막은 반대로 인터뷰어에게 보내는 질문입니다. 제게 묻고 싶은 질문 하나를 작성해주세요. 이번엔 제가 정성껏 답해볼게요.
- 인터뷰어의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은 어느 순간이었는지? 또 미래에 가장 만나고 싶은 행복은 어떤 모습인지? (2개라 미안^^)
행복했던 순간들은 많은데 그중 가장 큰 행복을 고르는 건 고심해봐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강렬한 기억 중 하나를 뽑자면, 중학교 때 지역 방송국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탔던 순간요! 벤치에 앉아 쓴 시를 제출하고 집에 와 티비를 보는데 친구에게 연락이 왔더라구요. '야, 너 최우수상이야! 시상식인데 어디 갔어?' 그때, 가슴이 막 벅차올랐어요. 그렇게 큰 대회에서 수많은 참가자 중에 내가 쓴 문학작품이 인정받다니! 그날 공개된 주제어가 아직도 기억나는 거 보면 참 행복했었나 봐요.
미래에 가장 만나고 싶은 행복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나은 행복이에요. 마트에서 느긋하게 장을 보고, 집에서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어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먹고, 사랑하는 사람과 반려견을 곁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가 잠드는, 돈 걱정은 조금만 해도 되는 일상의 행복요! 평범한 게 제일 어려운 법이니까. 하하
⟪ 인터뷰를 끝낸 시각 : 2020년. 5월. 30일. 오후 2시. 53분. ⟫
가끔 모구모구의 숲을 떠올리고, 잘 있나 안부를 묻고 싶어 질 것 같다. 그 유연함과 따뜻함에 여러 새들과 바람들이 쉬었다 갈 때쯤이면 나무의 생채기도 희미한 흔적만 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