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예쁘고 잘생긴 사람도 피부가 안 좋으면 못나 보일 때가 있다. 반대로 대존잘 대존예가 아니라도 피부가 꿀 피부면 맑고 깨끗해 보인다. 어쨌든 피부는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여드름은 보통 청소년기에 나서 성인이 되면 사라지지만 식습관이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성인이 되어서도 여드름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삶에 도움이 되진 않고 스트레스만 주는 여드름. 어떻게 하면 빨리 없앨 수 있을까?
여드름의 원인을 파악하기 전에 여드름이 생기는 과정을 먼저 살펴보자. 여드름은 몇 가지 단계를 거쳐 탄생한다.
1. 피지 생성
피부에선 끊임없이 피지가 생성된다. 흔히 피지를 나쁜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피지다. 피부 속엔 모공이 있고, 모공 옆에 피지선이 붙어있다. 피지선에서 생성된 피지는 모공을 타고 피부 표면으로 분비된다. 제대로 분비된 피지는 막을 형성하여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외부의 오염원으로부터 피부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2. 모공 막힘
여드름이 생성되는 원인은 여기서부터다. 어떤 요인에 의해 모공이 막히면 피지가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못한다. 여기서 어떤 요인이란 매우 다양한데, 각질,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 화장, 먼지, 세균 덩어리, 세안 잔여물 등 개인의 습관이나 음식 또는 호르몬 등으로 인한 원인이 일반적이다.
3. 세균 번식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막힌 모공에선 세균이 번식한다. 세균 입장에선 진수성찬 수준. 이렇게 번식한 세균은 당연히 염증을 만들어낸다. 여드름 중에 아직 무르익지 않아 짤 수는 없는데 피부 속 깊은 곳에서 뭔가 올라오고 있는 게 느껴질 때. 그때가 딱 세균이 번식하는 요 단계다. 아플랑 말랑하는데 고름은 없는 단계.
4. 여드름
세균이 있는 대로 번식해 염증이 심화되고 고름이 들어찬 단계. 대망의 여드름이다. 짜면 하얀 혹은 노란 고름도 나오고 깊게 짜다 보면 피도 나오고 아프고 흉터도 생기고 뭐 아무튼 더럽고 짜증 나는 여드름. 대부분의 여드름은 이 네 단계를 거쳐 생성된다.
여드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았으니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자. 여드름은 왜 생기는 걸까?
여드름의 원인은 정말 다양하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공을 막는다'라는 것이다. 아래와 같은 요소들은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하는 것들이다. 혹시 자신의 생활 중에 해당 원인이 있다면 행동 교정을 통해 여드름의 원인을 줄일 수 있다.
1. 화장
화장은 모공을 막는 대표적인 습관이다. 만약 피부가 예민하다면 되도록 화장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최소한만 하는 것이 좋다. 괜히 트러블이 생긴 피부를 가린다고 그 부분을 더 두껍게 화장하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더불어 사회적인 이유,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화장을 한다면 클렌징에 매우 신경 써야 한다. 클렌징을 할 땐 그냥 손으로 하기 보다 세안 브러시 등의 도구를 사용하면 노폐물을 보다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2. 당분/유분 섭취
단 음식, 기름진 음식은 과도한 피지 생성의 원인 중 하나다. 당류와 지방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건 피부를 맑게 하는 기본이다. 아쉽겠지만 단 음식이나 디저트를 멀리하고 당분이 최대한 적게 들어간 식습관을 유지하자. 특히 초콜릿, 유제품을 피해야 한다.
3. 스트레스, 수면 부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동전의 양면 같은 개념이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잠을 잘 못 자고, 잠을 잘 못 자면 스트레스가 잘 해소되지 않는다. 수면 부족은 몸이 회복할 시간을 뺏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피부에 트러블도 쉽게 생긴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은 예뻐서 잠을 많이 잔다는 게 아니라 충분한 시간, 숙면을 취한 사람이 예뻐진다는 말이다. 따라서 평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면 적절히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4. 자극
여기서 자극은 모든 종류의 외부 자극을 이야기한다. 손으로 만지는 행위, 더러운 스마트폰을 얼굴에 가져다 대는 행위, 자극적인 세안제를 쓰는 행위, 잦은 각질 제거, 맞지 않는 로션, 더러운 이불과 베개 등 모공에 세균을 침투시키고 피부 장벽을 무너뜨리는 각종 외부 자극들은 여드름을 야기한다. 이를 피하려면 얼굴에 손대는 습관부터 고치자.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고 통화를 할 땐 이어폰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얼굴이 닿는 이불과 베개는 자주 소독하거나 빨아야 하며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순한 화장품 한두 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세안 후 화장솜을 사용하는 것이다. 손으로 제품을 바르지 말고 화장솜에 덜어서 닦아 내거나 두드려야 한다. 당신의 손이 변기보다 더러울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이제 오늘의 본론인 여드름을 빨리 없애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솔직히 여드름을 없애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약 먹고 기계로 치료받는 것이다. 이미 난 여드름은 압출로 고름과 염증을 제거하고 흉터는 레이저로 지지며, 동시에 먹는 약을 통해 피지 분비를 극단적으로 줄인다. 이렇게 하면 진행 중인 여드름, 진행이 끝난 여드름, 진행될 여드름까지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다. 다만 돈이 많이 들고 물리적 고통도 따르는 데다 피부과 약의 경우 부작용도 생길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를 조금 포기하고 영양제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1. 비타민A
로아큐탄은 가장 유명한 여드름 치료제 중 하나이다. 이 로아큐탄은 비타민A 유도체로 비타민A 흡수율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비타민A는 각질 생성을 막고 모공을 열어 피지가 정상적으로 분비되도록 도와준다. 그렇다고 무식하게 비타민A를 메가도스 한다거나 해선 안된다. 비타민A는 비타민B나 비타민C처럼 수용성이 아니므로 너무 많이 먹으면 간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간 장애와 함께 홍조, 탈모, 과칼슘혈증, 기형아 유발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먹더라도 항상 적정량을 지켜야 한다. 특히 이미 로아큐탄이나 카피약을 먹고 있다면 비타민A 영양제를 추가로 먹어선 안된다.
2. 아연
아연은 여드름 치료에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염증을 줄인다. 둘째, 피부를 재생시킨다. 물론 우리는 삶에 필요한 아연의 대부분을 음식을 통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식단이 한 쪽으로 치우쳐있다면 아연 영양제를 섭취하는 게 여드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물론 당신의 여드름 발생 원인이 매우 뚜렷하다면 굳이 아연을 먹을 필요 없이 행동 교정 등으로 치료가 되지만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 규칙적으로 아연을 섭취하기 바란다. 미네랄 과잉이 부담이라면 격일 혹은 격주로 먹으면 된다.
3. 프로바이오틱스
여드름이 세균 때문에 생기는데 뭐 하러 세균을 또 먹냐 싶겠지만 이 세균은 그 세균이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으로 당신의 장에 유해균이 활개치는 걸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장이 건강하면 쾌변을 통해 노폐물이 잘 배출될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다만 프로바이오틱스만 먹는다고 여드름이 없어지는 건 아니므로 비타민A, 아연과 함께 먹도록 하자.
여러 개 챙겨 먹기가 부담스럽다면 적당한 종합비타민 하나에 프로바이오틱스 정도만 챙겨 먹어도 여드름을 훨씬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더불어 평소에 문제가 될 만한 생활습관을 고치고 물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화장을 최소화하고 당분과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턱에 여드름이 주로 난다면 샴푸나 양치 후 턱 쪽을 꼼꼼히 닦아내는 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