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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몰라 Jun 07. 2024

프로젝트의 철학과 비전

프로젝트의 미션과 비전에 대해서

앞부분에서는 Research와 Development 그리고 Project와 Management의 개념을 각각 알아봄으로써 R&D PM 개념을 파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실제 R&D PM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R&D PM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프로젝트의 철학과 비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하는 이유와 그 일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목표 설정이 중요합니다. 전자를 프로젝트의 미션에서, 후자를 프로젝트의 비전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질계의 자연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 물리학, 화학, 생물학, 천문학 등과 같은 과학입니다. 형이하학적 물질계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왜 그렇게 돌아가는지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 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학의 뿌리는 수학이며, 수학은 물질계가 돌아가는 근본 이유를 찾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응되게 인간세상계의 자연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 법학, 정치학, 경제학, 경영학 등과 같은 인문사회학입니다. 형이상학적 인간세상계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왜 그렇게 돌아가는지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 인문사회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인문사회학의 뿌리는 철학이며, 철학은 인간세상계가 돌아가는 근본 이유를 찾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질계의 근본인 수학에 대응되는 것이 인간세상계의 근본인 철학입니다. 그 철학을 통하여 이 세상이 돌아가는 이유를 알 수만 있다면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철학은 중요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의 이유를 찾는 근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힘들게 프로젝트를 해야 되는 이유를 알아야 그 프로젝트에 생명력이 부여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프로젝트의 시작은 프로젝트의 철학을 탐구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R&D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방법론


당신은 어떤 식으로 자신의 프로젝트를 매니지먼트하고 있습니까? 뭘 하는지 모르게 시간만 지나가고 있진 않는지요? 항상 바쁘게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진 않습니까? 1년이 지나고 연말이 되어 뒤돌아보면 여유로웠든 적은 별로 없는 것 같고, 항상 뭔가를 하며 바쁘게 지내왔는데 별로 한 게 없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매년 받으시죠? 년 초에 세웠던 계획한 일 중 별로 이루어진 일도 없이 시간만 보낸 것 같은 허탈감. 연초에 올해는 ‘잘해 봐야지’라고 결심을 하지만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한 해를 보내는 이유가 뭘까요? ‘잘’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요? 우린 왜 잘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은 하지 않는 것일까요? 이제부터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잘하는 방법이 매니지먼트입니다.

우린 왜 바쁘게 사는데 실속이 없을까요? 문제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목적지를 정하더라도 그곳에 왜 가는지 모르고 가는 게 더 문제입니다. 부산항에서 동경까지 가려면 동경항을 목적지로 정하고 그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중간에 풍파가 있어 방향이 틀어지더라도 다시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가면 됩니다. 그러면 시간문제지 언젠가는 도달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정한 방향이 없다 보니 부산 앞바다를 빙빙 맴돌며 표류하게 됩니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 영화에서 호랑이와 함께 구명보트를 타고서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주인공이 혹시 당신의 모습과 닮아있진 않는지요. 언제 자신을 잡아먹을지 모를 호랑이와 대치하며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헤매는 꼴이 우리네 삶과 비슷한 것 같지 않습니까? 그 호랑이는 나를 괴롭히는 존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야 하는 동반자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 처음엔 주인공이 호랑이와 싸우지만 나중엔 함께 살기 위해 물고기를 잡아 나눠먹는 장면이 나오고 결국엔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됩니다. 즉 호랑이는 풍파를 헤치고 살아남는 과정에서 함께 하는 동반자를 상징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다 또한 잔잔할 때도 있지만 수시로 불어오는 세찬 바람과 높은 파고는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고난과 풍파라고 볼 수 있겠죠. 이런 원수 같은 동반자와 풍파가 있더라도 나침반과 방향타가 있어서 방향을 알고 한 방향으로 계속 가게 되면 언젠가는 육지를 만나 살 수 있게 되겠지요.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목표와 방법을 알면 무엇인들 못 이루겠습니까? 목적지와 그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을 알면 이르지 못할 곳은 없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요. 그 이유는 목표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정하더라도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끈기 있게 잘 기울어지지 않지요. 그 이유는 명확한 목표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표는 SMART 해야 합니다. 목표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Specific) 하며, 측정 가능해야(Measurable) 합니다. 목표는 행동-지향적(Action-oriented)으로 달성 가능해야(Achievable) 합니다. 목표는 결과-지향적(Result-oriented)이며, 현실적(Realistic)으로 적절해야(Relevant) 합니다. 목표는 기한(Time-bound)이 있게끔 설정해야 합니다. 

효과적이라는 말과 효율적이라는 말을 혼돈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당뇨병이 걸린 사람에게 고혈압 치료약을 처방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아니면 효율적일까요? 이렇게 물으면 바로 그 의미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당뇨병 치료약을 처방하는 것이 효과적이겠지요. 효과성(effectiveness)은 어떤(what) 약을 왜(why) 처방하는가라는 개념이며, 효율성(efficiency)은 약을 처방했다면 얼마의 량으로 하루에 몇 번을 어떻게(how) 먹을 것인가라는 개념입니다. 즉 효과성은 가고자 하는 방향인 Why와 What를 정하는 것이고, 효율성은 가는 방법인 How를 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열심히 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침반이 없이 열심히 헤맨다고 우거진 숲을 탈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빠져나가려면 북극성을 가리키는 나침반을 가지고서 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면 헤매거나 맴돌지 않고 언젠가는 우거진 숲을 빠져나갈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선 노하우(knowhow)를 많이 경험하고 축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주어진 문제를 푸는 노하우는 어느 정도 축적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이 문제인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서툰 것 같습니다. Know-how는 Know-what보다 한 단계 아래 것입니다.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문제를 푸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취하는 세상입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깁니다. 문제를 내는 것은 왕서방이고, 문제를 푸는 것은 곰인 셈입니다. 그러나 know-what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왕서방의 주인이 따로 있습니다. Know-why입니다. 제대도 된 문제를 만들어내려면 그 문제를 왜 문제로 삼아야 하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문제의 해결이 왜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이를 통해 세상에서 지금까지 다루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 창의성입니다.  




프로젝트의 미션


그러므로 ‘왜 나는 이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는가?’라는 데 대한 고민이 제일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프로젝트의 미션입니다. 하느님이 있다면 그 하느님이 이 세상에 우리를 왜 보내셨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영화 ‘미션’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부여한 성스러운 미션을 다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리를 따라 세상을 밝힌 선교사들의 기적 같은 감동 실화를 다룬 영화로 남미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구원을 향한 인간의 험난한 여정을 통하여 그들이 왜 그 길을 가야 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미션이란 어떤 일을 해야 함에 앞서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 즉 명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일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즉 목적이 미션입니다. 프로젝트의 존재 이유인 목적을 담은 것을 ‘프로젝트 사명서’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 ‘Mission Statement’ 또는 ‘Project Charte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프로젝트 사명서는 하고 싶은 바를 주저리주저리 모두 담는 것이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은 문서입니다. 그러므로 프로젝트 사명서는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정의된 ‘핵심 지배 가치(Core Govern Value)’로 표현되어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사명서는 해당 프로젝트의 가치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명서(Mission Statement)의 작성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통하여 해야 할 일, 즉 프로젝트의 가치와 관련된 키워드들을 무작위로 쏟아냅니다. 그런 다음 2단계로 쏟아낸 가치 키워드들의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내가 타고 가던 돛단배의 바닥에 구멍이 나서 싣고 가던 물건을 하나씩 배 밖으로 버릴 수밖에 없을 때 어떤 것부터 버릴까를 고민하는 식으로 덜 중요한 키워드들을 버리면서 그 순위를 정하면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 3단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지배 가치 키워드 한두 개를 조합하여 간결하면서도 명쾌하게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문구로 만들면 미션 문구가 완성됩니다. 

 니체는 삶의 이유를 아는 사람은 삶의 방식을 어떻게든 견딜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살아가다 보면 목표로 했던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빠지고 자포자기하고 싶은 심정이 들지만 그 일을 해야 하는 명분이 굳건할수록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즉 지탱하는 힘이 생깁니다. 그런데 명분이 약하면 쉽게 좌절하고 맙니다. 타라 스와트 또한 그의 저서 ‘부의 원천’에서 삶의 이유를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은 희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나타나더라도 비관하지 않으며, 목적의식이 강하게 깔려 있으면 삶을 거시적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도중에 맞닥뜨리는 작은 시련에 좌절하지 않게 되어 결국 성공을 부른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지금 하는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인 명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프로젝트는 그림 그리기와 유사합니다. 흰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기 전에 화가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구상합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통하여 관람자들에게 무슨 의미를 전달하고자 그 그림을 그리는지에 대한 이유를 화폭에 담으려 합니다. 그 이유는 화가의 심상이 될 수도 있고 그 시대의 상황이나 문제의식 등 어떤 것이든 될 수 있습니다.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구상이 정해지면 빈 캔버스 위에 그림의 전체적인 구도를 잡고 밑그림을 스케치합니다. 스케치된 밑그림 위에서 각 부분들의 형체를 구체화시킨 후, 명암과 채색을 통하여 그림을 완성합니다. 처음 우리 모두에게는 아무 그림도 그려져 있지 않은 하얀 캔버스가 주어집니다. 그러나 그 캔버스 위에 그려지는 그림은 모두 다릅니다.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지는 여러분 각자가 정하는 것입니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구상하면서 왜 그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정합니다. 프로젝트를 해야 할 명분이 명확하고 그 프로젝트를 통하여 창출될 최종 결과물이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그 프로젝트에는 펀딩이 진행될 것입니다. 펀딩이 결정되면 제시되었던 프로젝트의 구상 위에서 최종 결과물을 구현해 내기 위하여 전체적인 구도를 잡고 밑그림을 스케치합니다. 그런 다음 스케치된 밑그림의 각 부분들의 형상을 명확히 구체화하며 각 세부 요소들을 완성해 나감으로써 최종적으로 전체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프로젝트도 그림 그리기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세 가지 사(事), 즉 사물, 사건, 사앎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앎은 빠르게 발음하면 삶으로, 음소 도치를 하면 사람으로 불릴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분자에서 원자로, 원자에서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또 그들에서 더 작은 소립자들로 어디까지 더 쪼개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형체가 있는 물질로써의 최소 한계 존재인 빛 가루와 같은 것을 ‘사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빛 가루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사건’이라고 부를 수 있으며, 그 빛 가루 자체와 그 빛 가루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로 총합되어 이루어져 있으면서, 동시에 빛 가루들로 이루어진 사물과 그 빛 가루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이루어진 사건을 바라보고 아는 당체를 ‘사앎’, 또는 삶, 아니면 사람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세상은 단순하게는 빛 가루들의 조화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앎을 다른 말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심리학에서는 이를 스키마(schema)라고 부릅니다. 스키마란 심리적 구조로 각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도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스키마는 결코 같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자를 구성하는 빛 가루와 그 조합 양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숨을 들이쉬면서 그 공기 속에 있는 빛 가루들로 우리 몸 자체를 만듭니다. 물이나 음식들로 이루어진 빛 가루들도 마찬가지고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촉감으로 느끼는 오감을 통해 우리 자신을 구성해 가는 과정 또한 빛 가루들의 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러브 스토리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과 폭력적인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은 자신에게 들어와 자신을 이룬 빛 가루가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 자체도 다를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인 스키마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나’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대부분 자신의 몸뚱이를 가지고 나라고 생각합니다. 물질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나를 구성하는 물질과 그 물질들의 생화학적 작용으로 느껴지는 오감(五感), 그리고 그 오감을 통하여 수집된 정보들의 집결체와 그로부터 형성된 의식까지를 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라는 경계를 어디까지 둘 수 있을까요? 육신을 나라고 한다면 조금 전 자신의 코로 들어온 공기 빛 가루들은 이미 내가 되었겠네요. 그러면 방금 전까지 바깥에 있던 공기는 나인가요 내가 아닌가요? 반대로 지금 내뱉고 있는 숨 속의 이산화탄소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 몸속에 있던 빛 가루였으니 나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바깥으로 나온 이산화탄소 빛 가루들은 이젠 내가 아닌가요? 나라는 존재는 단지 경계를 그어두고서 그 경계 안은 나이고 그 경계 밖은 내가 아니라는 인식에 의한 소산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라는 존재를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요? 이 몸뚱이를 경계로 나라고 인식한다면 나 자신을 위해서 살게 되겠죠. 하지만 그 경계를 좀 더 넓힌다면 어떨까요? 그 경계가 넓어질수록 나의 범주는 넓어지며 나의 경계가 넓어질수록 무한한 빛 가루들의 조화로 더 많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를 어디까지 확장할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있습니다. 이 몸에서 내 가족까지, 더 나아가 나와 함께 이 여행을 해나갈 주위 사람들, 아니면 우리 동네, 우리나라, 온 세상, 온 우주.   

삶은 여행에 불과합니다. 우연히 나에게로 온 빛 가루들이 춤추는 여행. 그런 빛 가루 덩어리로 이 세상에 여행을 왔다고 생각하면 어떤 여행을 하고 싶으세요. 여행을 왜 가는지를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여행을 왜 왔는지 그 목적을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This project is a journey to ______.’ 빈칸에 어떤 단어를 써넣고 싶으세요. 정답을 찾는 것보다는 문제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내 주위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답을 찾기보다는 그 문제가 왜 생겼는지를 들여다보세요. 그래서 그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다 보면 그 문제의 해결 방안을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먼저 문제의 원인에 집중해 보세요. 그러면 내가 왜 이 여행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여행의 목적인 위의 빈칸을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젝트의 비전


자신이 해야 할 프로젝트의 목적인 미션을 정했다면, 그다음으로는 그 프로젝트를 통하여 창출해 낼 최종 산출물인 비전을 정해야 합니다. 비전이란 다양한 사전적 의미를 통하여 알 수 있듯이 가시화된 이미지(visualized image)를 뜻합니다. 상상해 보세요. 당신이 만들어낼 최종 결과물의 이미지를. 그 이미지가 명확하고 뚜렷할수록 그 결과물이 완성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만들고 싶은 것의 이미지가 마음속에서 형상(形相)으로 떠오를 때까지 심상화(visualization of metal image)하는 데 집중해 보세요.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비전입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낸 사람들은 자신이 창출할 목표물을 심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비행기라는 것이 없었는데  비행기를 최초로 만들어낸 라이트 형제가 그랬고,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없었는데 스마트폰을 최초로 만들어낸 스티브 잡스가 그랬습니다. 이미지로 상상이 되지 않으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이 만들어내고 싶은 이미지를. 

우리에게는 세상에 없는 엉뚱한 것을 상상하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대부분 공상가(visionary)였습니다. 빨강, 파랑, 노랑,... ㄱ, ㄴ, ㄷ, ㄹ,... a, b, c, d,... ♩, ♪, ♬,... 누구에게나 이런 것들은 주어집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런 것들을 이용해 색이나 글 또는 음으로 표현된 나름의 작품을 만드는 반면, 어떤 이들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요? 그 차이는 시도하느냐 시도하지 않느냐에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무수한 세상의 빛 가루들은 주어져 있습니다. 그 빛 가루로 무엇을 만들지는 자신이 정하는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부터 그 빛 가루들로 무엇을 만들지 일단 먼저 상상해 보세요. 그러고 나서 무엇이든 만들기 시작해 보세요. 시도한다면 뭔가는 만들어질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지 않고를 떠나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 세상에 어떤 것도 빛 가루들이 똑같이 배열될 확률은 0이므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빛 가루들로 아무거나 만들려 하면 아무거나 만들어집니다. 물론 처음에는 아무거나 만들어보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단계를 넘어서고 나면 만들려는 대상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군에서 야간 보초를 서고 있을 때 저 앞 어두운 곳으로부터 누군가가 다가오면 총을 들이밀며 ‘정체를 밝혀라(Identify yourself)’라고 합니다. 직장에서 출입문을 들어갈 때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ID(identification) 카드를 인식기에 갖다 대야 출입문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정체를 밝힌다는 것은 다가오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모를 때 그 신분을 밝히는 것을 말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그 어떤 작품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은 여러분 미래의 작품에 대한 신분을 밝히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먼저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동(動)해야 합니다.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루려는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한 것을 계속 반복적으로 되뇌다 보면 눈을 감아도 떠오를 정도로 그 이미지가 선명해지게 됩니다. 이루고자 하는 것의 이미지가 선명해질수록 우주의 빛 가루들이 서로 끌어당겨 모임으로써 결국 원하는 것을 성취되게 됩니다. 이러한 우주의 법칙을 다룬 책이 론다 번(Rhonda Byrne)의 ‘더 시크릿(The Secret)’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원하는 것의 미래상인 열매는 어떤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이미 결정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과가 나오기를 원한다면 사과 씨를 심어야 합니다. 즉 마음속에 원하는 것의 씨앗을 심고서 생각하고 생각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그 이미지인 비전이 명확해집니다. 그러면 나 자신의 에너지뿐만 아니라 주위로부터도 그것을 이루기 위한 에너지가 끌어당겨져 모여들게 되어, 결국 애초에 마음속에 품었던 그 씨앗의 열매를 성취할 수 있게 됩니다.



꿈이란 무엇일까요? 밤에 자면서 꾸는 것도 꿈이라고 하지만,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것도 꿈이라고 합니다. 왜 이 둘을 같은 꿈이라는 글자로 표현할까요? 그 이유는 두 꿈이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잠잘 때 꾸는 꿈과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꿈이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겁낼 것이 없어져 도전하지 못할 것이 없어집니다. 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무서운 괴물이 쫓아오면 기급을 하고 도망치기 바빠집니다. 이럴 때 그 괴물로부터 벗어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꿈에서 깨면 됩니다. 즉 우리가 뭔가를 이루려는 것이 잠을 자면서 꾸는 꿈과 같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집착하거나 얽매이지 않게 되어 오히려 자유롭게 계속 도전할 수 있어, 결국 꿈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꿈이 진정 원하는 형상으로 나타나게 하려면 꿈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구체화된 꿈을 목표라고 부릅니다. 즉 목표는 막연한 꿈과는 달리 그 형체가 명확하며 언제까지 이루겠다는 시한을 정하기 때문에, 언제 이루어질지 모를 꿈과 같이 요원하지 않고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그 형체가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막연히 언젠가 되겠지라며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하기보다는, 시한을 정해서 이루려는 구체적인 실체를 목표로 삼는 것이 원하는 것을 실현시키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프로젝트의 비전인 최종목표가 무엇입니까? 일을 해나감에 있어 실속 없이 바쁘기 만한 이유는 비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비전을 정하세요. 목표지점은 명확해야 합니다. 원하는 열매의 씨앗을 심고 흙, 물, 바람, 햇빛과 같은 주위의 도움을 받으면 결국 열매는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씨앗을 심지 않고 흙에다 물과 바람과 햇빛을 준다고 열매가 열리진 않습니다. 땅에 심을 씨앗을 정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목표를 도출하는 방법은 다음 3 단계를 거쳐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먼저 할 수 있은 것을 나열해 보고, 그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하고 싶은 것을 정해 보세요. 하고 싶은 것을 정했다면 그것을 통하여 이루고 싶은 것을 도출해 보세요.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자신이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무엇으로 세상에 일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중 무엇을 할 때 재미가 있는지를 찾아보세요.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잘 모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재미가 있다면 그 일은 자신의 적성에 맞아 잘하는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재미가 있으면서 잘하는 일에 집중해서 반복하다 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됩니다. 그렇게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하고 싶은 것의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기업가 정신이라고 하면 대부분 이윤 추구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란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여기서 요즘 많이 회자되는 ESG 경영 개념이 나왔습니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상생 경영을 말합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며 이윤 추구만을 앞세워 세상을 오염시키고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물들이며 우리가 서 있는 이 생태계를 공멸로 이끄는 그런 기업은 더 이상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함께 상생함으로써 세상의 품격(Quality)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기업을 이제 우리는 원합니다. 이렇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하고 싶은 것을 정했다면 그다음 구체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을 정해 보세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여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창출하여 공급한다면 수요는 자연스럽게 뒤따라옵니다. 쓰임새가 클수록 크게 쓰일 수 있습니다. 쓰임새가 큰 결과물이 세상에 공급되면 수요는 얼마든지 늘려있습니다.

성공이란 것이 뭘까요? 돈 많이 버는 것, 출세하는 것,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것과 같은 것들이 과연 성공일까요? 만약 그런 것들이 이루어져야 성공이라면 그건 돈, 출세, 업적과 같은 올가미에 걸려 질질 끌려가는 삶에 불과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이 우주의 무수한 빛 가루들 중의 아주 미미한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 미미한 빛 가루들로 인해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위의 빛 가루들과 함께 웃고 기뻐하며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성공적인 삶이 아닐까요? 어느 것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려면 그런 올가미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런 올가미로부터 자유롭게 자신이 할 바를 당당히 해나가는 사람으로 우뚝 설 때 그를 성공한 자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각각 꽃을 피우는 시기는 다릅니다. 목련은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할 때, 개나리는 봄 햇살이 따사로울 때, 장미는 봄의 절정인 5월에, 해바라기는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에, 코스모스는 강한 햇살이 수그러들고 가을 들녘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할 때, 국화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 때, 동백은 눈 내리는 추운 겨울에 핍니다. 초봄에 빨리 피고 지는 꽃은 피고 진 후 그 화려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기에 오히려 나머지 삶이 더 서글플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느지막이 삶의 끝자락에 피고 지는 꽃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우린 너무 빨리 성공하기를 희망합니다. 그 조급증이 오히려 삶을 더 피폐하게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일을 하지 않더라도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인양 떠들어대며 평생 일하는 사람은 노예의 삶이라고 폄하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할 일이 없다면 그 빛 가루는 쓰임을 다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할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세상이 필요로 하는 빛 가루로 남는다는 것 자체가 성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역사상 위대한 업적들 중 반 이상이 60대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이 80이 넘어서이며, 미켈란젤로가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을 완성한 것도 70세였으며, 베르디, 하이든, 헨델도 70 이후에 불후의 명곡을 작곡했습니다. 모네도 85세 이후에 거작을 그려 냈습니다. 

사람들은 재능과 노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꿈을 꾸는 것입니다. 혼신을 다해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꿈꿔보세요. 꿈을 정했다면 가지지 못한 재능에 대해 안타까워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중에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내면에 숨겨진 재능을 발견해 보세요. 누구에게나 비교 우위의 재능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 재능을 찾아 개발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패는 갈립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장기적인 꿈을 가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10년, 20년, 30년 후의 미래를 줄곧 생각하면서 그 그림을 한 땀 한 땀 그려나갔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미래 그림인 비전은 하루아침에 그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하고, 마음먹고, 또 생각하고 마음먹기를 수도 없이 반복해야 겨우 떠오릅니다. 자, 이제 무엇(WHAT)을 창출(creation)할지를 생각하며 비전을 정해 보세요. 세상이라는 영화에서 어떤 역할(role)을 맡을 것인가를 정해 보세요. 우린 10억 년 전에 우연히 빛 가루들이 모여 조화를 부림으로써 생명이라는 선물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이제 뭘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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