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라이브 극장

아스팔트킨트 -소나기 내린다

by 베리티

마른 하늘에 후두둑 소나기가 쏟아진다.

나뭇잎 사이 빗물이 튕겨나가는 소리.

지나가던 사람들은 하나둘 우산을 펼친다.

일기예보가 있었던가.

나만 우산이 없다.

혹시 다들 준비하고 있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가

집에 쌓여있는 일회용 우산들을 떠올리니 새로 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느 브런치 가게의 노란 차양 아래 비를 피한다.

눈 앞의 한 뼘 거리 앞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쏴아 쏟아지는 소리가 스피커를 귀에 댄 듯 들려온다.

먹구름으로 어둑해진 하늘 아래

비 오는 날 눈 앞의 극장이 펼쳐진다.

유리창 밖이 아닌 눈 앞의 비.


내어놓은 옷들을 서둘러 들여놓는 가게 주인

빗물을 첨벙거리며 뛰어가는 반바지 차림 남학생.

바람을 우산으로 맞서가며 힘주어 걷는 꼬마.

신이 나서 더 세게 달리는 삐죽 번개머리 헬맷 스쿠터.


비를 지나는 방법도 가지가지.

빗소리는 더욱 커지고 자기 방식대로 비를 피한다.

모두가 여름 소나기 극장의 주인공들.


소나기의 끝은 어디쯤일까.

희뿌연 빗길을 헤치며 다가오는 자동차 헤트라이트 빛에 눈을 살짝 감는다.


모두가 여름을 통과하고 있다.

가만히 계절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다.


미스테리 하나.

가방은 늘 보부상인데 우산은 왜 없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아스팔트킨트 -소나기 내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r6WcwaUE_V4

기타와 보컬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곡. 이 가수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몇 년 전인가 잡지 부록으로 받았던 CD에서 듣고 인상적이었다. 독특한 음색 사이 들려오는 촘촘한 기타 반주가 듣기 좋다. 그런 노래가 있다. 들을 때는 몰랐는데 어느 날 문득 듣고 싶어지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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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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