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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라디오

Benjamin Clementine - Winston Chuchill's

by 베리티

모두가 쉬는 날 불 켜진 카페가 반짝인다.

휴무일을 항해하는 작은 조각배 같은 공간에 들어선다.


떠들썩한 손길과 어딘가 멋쩍은 만남에서 돌아오면서

그저 평소처럼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뜻밖에도 꽉 찬 자리들 사이.

겨우 한 테이블을 찾아 따뜻한 찻잔을 받아 든다.


가족 단위로 모여 테이블을 여러 개 붙인 자리엔

초등학생과 할머니의 웃음이 번진다.

알록달록한 음료와 커피잔들이 깃발처럼 눈길을 끈다.


커다란 캐리어를 옆에 둔 외국인들의 대화.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고 외치는 알바생의 목소리.

이어폰을 끼고 인강을 열심히 듣는 학생.


그러다가, 이 음악 뭐지?

스타벅스는 분위기에 크게 거슬리지 않으면서

때때로 반가운 음악을 들려준다.


찻잔을 비우고 나서다가,

두꺼운 책장을 펼친 여학생의 테이블을 지나친다.


엎어놓은 핸드폰 케이스에 붙여놓은 커다란 글자를

나도 모르게 읽게 된다.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풋- 웃게 되는 한편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다.

어쩐지 그 시절의 나보다 현명한 것도 같고.


집으로 돌아와 카페에서 들은 그 곡을 다시 듣는다.

스타벅스에서 발견했다는 댓글이 타래처럼 이어져있다.


세계에 멀리 흩어져 있어도

카페에서 같은 음악을 듣는 저녁.


가족과 떨어져 보름달을 맞는 이들에게도 좋은 날이 되기를.



Benjamine Clementine - Winston Chuchill's Boy

https://www.youtube.com/watch?v=rcrjHo6AAak

피아노 전주부터 인상적인데 여기에 소울풀한 목소리까지.

벤자민 클레멘타인은 런던에서 태어났지만 10대에 파리에서 노숙생활을 하며 거리에서 노래를 불렀다. 폴 매카트니가 '런던의 미래 사운드'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올해 서울재즈페스티벌 라인업에 있어서 기대했는데, 취소되어서 내한 못했다.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다 했는데, 영화 듄(Dune)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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