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라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파랑책방에 다녀왔다. 독립서점에 대해 글은 읽어봤지만 실제로 가본 건 처음이었다. 나는 북카페 같은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카페보다는 정말로 책에 집중한 공간이라서 왠지 신선하게 다가왔다. 내가 서점이라는 곳에 정말 너무 오랜만에 왔나보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책들이 독립출판물들이라고 하셨다. 통장, 명함, 메뉴판 등 창의적인 형식의 책들이 새로웠다. 부크크만 알던 나로서는 다양한 독립출판 서적들을 바라보며 경이로움을느꼈다.
저자들이 자신의 글을 아끼고 사랑하고 대견해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책의 표지에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저자가 직접 소개하는 글이 메모지에 손글씨로 쓰여 있었다. 책을 만져보고 그 소개글을 읽으면서 감탄했다.
나는 내 글이 좋으면서도 왠지 어디 내놓기에는 부끄러운 자식 같은 느낌이라, 독립출판은 꿈도 안 꿨다. 이런 글을 누가 사서 읽겠어, 그냥 기념으로 1부만 인쇄해서 나만 소장하고 말지, 싶은 마음이었달까.
그런데 이곳의 책들을 보면서 글쓰는 사람들의 자부심과 용기가 느껴졌다. 돈이 안 되면 어때, 에서 나오는 기품.
멋짐 폭발.
이 책을 구매해서 나왔다.
수영복 사이로 삐져나온 살들이 너무 정감 있고 매력적이다. (내 등이랑 옆구리살도 저런데!)
요즘 내가 수영하는 여자라서 손이 가기도 했지만, 역시 예쁜 건 무시 못해. 나도 그림을 잘 그리면 좋을텐데.
이곳에서 12월부터 소설 수업도 시작된다.
원래 저녁 수업밖에 없어서 혹시나 오전 수업이 열리면 연락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오전 수업이 열려서 환호! 1년치를 덜컥 결제해 버림.
파랑책방에 가득한 글과 책에 대한 열정과 용기가 내게도 스며드는 시간이 될 것 같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