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스카 같아!"
"스카가 뭐야?"
"으이그, 옛날 사람 같으니. 스터디 카페 줄임말이잖아."
"별 걸 다 줄이네, 진짜."
정말로 스터디 카페스러운 거실이 완성됐다.
오랜 로망이었던 거실 서재, 거실 공부방의 꿈을 이룬 기분이다.
가로 1600mm 짜리 책상을 2개 붙여 놓고, 어른 의자 2개와 어린이 의자 2개를 놓았다. 여기에 T자형 와이드 스탠드를 한 가운데 놓아 두 자리의 조명을 커버하게 했다.
처음엔 거실 벽 한 쪽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 기다란 테이블을 거실 한 가운데 놓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컴퓨터, 노트북, 스탠드 등 테이블 위에 있는 각종 전자기기를 위한 전선들이 거실 한 가운데로 나오게 될 거였다. 그러면 어떻게 정리를 해도 거실이 지저분하고 답답해 보일 것이 걱정스러웠다.
이런 고민을 남편과 함께 나누었는데, 남편이 벽 한 쪽에 책상들을 붙이는 아이디어를 냈다. 덕분에 거실 가운데가 훤하게 비면서 여유롭고 쉼이 있는 공간이 되었다.
거실 벽 하나를 책장과 책으로 채우겠다는 욕심은 내려놓았다. 소장하는 책들을 줄이고, 도서관을 애용하고, 전자책도 적극 활용하면 된다.
5살, 7살인 아이들은 우리 부부만큼 감격에 겨워하진 않는다. 바퀴 달린 의자가 생겨서 거기에 타고 택시 놀이나 택배 놀이를 할 수 있어서 신났다.
아직은 책상에 앉아 쿨샷을 먹고, 종이접기를 하는 수준이지만, 거실이라는 오픈된 공간에서 가족이 함께 공부와 독서, 일을 해나갈 수 있다는 인식이 자연스레 스며들면 좋겠다.
물론 아이들이 커서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보장하라며 방에 들어가 버리면 어쩔 수 없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서로 마주보지 못하는 게 살짝 아쉽긴 한데, 가족 회의나 토론이 필요할 땐 식탁을 이용하거나, 책상을 돌려 붙여 보기로 한다.
엄마의 자리는 두 아이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왼쪽, 오른쪽, 첫째, 둘째 사이를 오가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기를 소원해 본다.
나의 거실 로망은 이적 엄마, 박혜란 작가님의 책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과 김석 작가님의 책 《아빠의 교육법》을 읽으면서 시작했다.
그들처럼 아이들을 서울대에 보내고, 영재학교에 보내고 싶다기 보다, 거실에서 지지고 볶으며 일상을 함께 하는 가족의 모습이 좋아 보였던 것 같다.
아이들은 둘째치고 내 자리는 마음에 든다. 우리 집 스터디 카페에서는 왠지 글도 점점 더 잘 써질 것만 같다.
거실 스터디 카페가 더욱 성업을 이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