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분리불안인 것 같아
분리수면 성공했는데 왜 누리질 못하니
드디어 아이들 침대가 들어왔다.
그리고 아이들 방이 완성됐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배고픈 것도 잊고 서로의 방을 오가며 놀았다.
신나게 놀다 보니 잘 시간이 되었고, 5살 둘째까지 자기 침대에서 자겠다고 했다.
첫 아이가 태어나고 내 오른 팔은 아이 베개가 되었다. 그렇게 오른 품에 아이를 끼고 자다가, 둘째가 태어나 왼 품도 내주었다. 날마다 양쪽으로 아이들을 끼고 잤다.
자고 일어나면 한쪽 어깨가 아프고 잠은 잔 것 같지가 않았지만, 엄마 품을 파고드는 아이들과 함께 자는 게 언제나처럼 당연했다.
아이들이 따로 자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 생각했지만, 어느새 올 줄이야!
침대를 사주면 분리 수면이 쉽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그랬다. 아이들은 자기 침대에 각자가 좋아하는 베개와 이불, 인형을 놓으며 즐거워했다.
첫째보다 체력이 약한 둘째를 먼저 재우기로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아이 방에 들어갔다. 슈퍼싱글 침대는 은근히 커서 아이 옆에 누워 같이 자도 되겠다 싶었는데, 아이는 엄마 때문에 옆으로 치워놓은 인형을 나갈 땐 제대로 놓고 나가라고 성화였다.
책을 두 권째 읽을 때쯤 아이가 잠들었다. 이건 기념해둬야 할 순간이라고 생각하며 인증샷을 찍고, 첫째 아이 방으로 갔다. 첫째도 책을 두 권쯤 읽을 때 잠이 들었다.
그렇게 수월하게 아이들을 재우고 불을 끄고, 방문은 살짝 열어둔 채로 나왔다.
안방에 들어오니 방이 그렇게 넓을 수가 없었다. 바닥에 깔려 있는 패밀리 사이즈 토퍼에선 남편과 내가 둘이서 밤새 굴러도 될 것만 같았다.
드디어 부부만의 시간을 갖게 된 거냐며 신이 난 남편과는 달리, 나는 왠지 심장이 쿵쾅대면서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당장이라도 "엄마!" 하고 큰 소리로 부르며 우는 아이의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아이들과 떨어져 잘 수만 있다면 홀가분하니 좋을 것 같았는데, 헛헛하고 이상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었다. 아이들이 없어 대궐 같은 안방은 왠지 더욱 한기가 도는 것만 같다.
'웬일이야, 내가 분리불안인가봐.'
둘째는 새벽에 깨서 안방으로 와 엄마 품에서 마저 잤고, 첫째는 아침까지 혼자 자고 일어나서는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대박이다. 아침까지 혼자 잤어? 안 무서웠어?"
"응!"
기특하다고 엉덩이를 두드려주는데, 갑자기 눈물이 터질 것 같아 꼴깍 삼킨다.
'어머, 나 서운한가봐.'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 점점 더 엄마의 도움이 필요없어지겠지. 분리 수면은 그 시작일 뿐이다. 즐겁게 독립해나가는 아이들이 대견하면서도 섭섭하다. 이제 엄마의 분리불안을 다뤄나가야 할 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