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클릭을 부르는 글은 역시

일상 에세이

《매일 글쓰기》 단톡방에서는 정말로 매일, 글벗들이 쓴 글이 올라오고, 브런치 구독 탭에도 날마다 읽을 글들이 넘쳐난다.

그 많은 글들 속에서 내가 클릭하는 글은 단연 일상 글이다.

다들 일기 좀 그만 쓰라고 하고, 출판계에서도 일상 에세이는 더 이상 출간해주지 않을 정도로 포화 상태라고 하지만, 그래도 일기의 매력은 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그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어려움, 고뇌와 희열을 읽으며, 공감하고 배운다.

인스타그램에서 타인의 일상을 보면 부럽고 주눅이 드는데, 글은 왠지 그렇지가 않다. 잘된 걸 읽으면 부럽긴 해도 내가 주눅들진 않는달까. 글이라는 매체가 설득해줘서 그런 걸까. 게다가 부러울 것 같으면 패스하기도 쉽다. 사진이나 영상은 내가 패스할 틈도 없이 보게 됨. 디펜스도 못했는데 이미 자존감 스크래치.

나도 매번 일기 좀 그만 써야지, 내 글에도 컨셉과 기획이 좀 있어야지, 중구난방+의식의 흐름은 제발 좀 그만두고 플롯이 있는 글을 써야지, 라며 스스로를 닦달하곤 한다.

그래도 도돌이표처럼 이렇게 일기를 쓰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기의 매력 때문임. (내 잘못이 절대 아님)

일상 글을 읽으며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고,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부쩍 두터워진 내적 친밀감에 안정감을 얻고, 예고 없이 들이닥친 시련에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쓰면서도 비슷한 마음일지 모른다. 나만 이렇게 사는 거 아니라고 해줘요, 말로는 내뱉기 어려워 글에만 쓸 수 있는 마음과 생각에 누가 공감 좀 해줘요, 위로와 응원이 필요해요, 라며 매번 일기를 쓰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일기에는 힘이 있다.

머리가 싫어해도, 마음이 쓰게 되고 읽게 되는데 힘이 없을리가.

그러니까 그냥 써야지 나도. 일기.

(분명히 글의 시작은 '일상 에세이' 라고 시작했는데, 내 글을 '에세이'라 이름 붙이기 부끄러워져서 결국 일기로 수렴했다.)

그러다 독립출판도 해봐야지. 책 소개는 이렇게 하면서.

솔직히 다들 남의 일기 읽고 싶잖아요, 안 그래요?

솔직히 저도 일기 쓰는 게 제일 좋았어요.

이 책은 제가 제일 좋아서 쓴 글들의 모음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