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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해 되뇌는 말들

매 순간을 즐겁게, 매 순간 나를 더 사랑하며

by 베러윤

나는 어릴 때 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했다. 그리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누구보다 급수도 빠르게 올라갔고, 나가는 대회마다 상도 많이 탔다. 선수들의 목적은 1등이다. 1등이 아닌 시합은 솔직히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운동을 그만둔 이후에도 난 늘 모든 분야에서 1등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난 뛰어난 머리를 가진 천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손재주가 많은 학생도 아니었다. 중간보다 살짝 높은 하지만, 뛰어나진 않은 평범한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나쁘지 않았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가지 이루어내지 못하는 환경들이 나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 그래서 부정적인 말을 스스로에게 많이 했다. 남들이 보기에 나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었다. 부유하진 않지만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살 수 있었던 우리 집, 나름 평균 93점 이상만 유지해 왔던 성적, 나쁘지 않은 대학교 진학, 해외 유학생활, 안정적인 직장, 그리고 나름 괜찮은 일머리, 계획적으로 사는 삶, 등. 하지만 1등이 아니란 이유로 나도 모르게 자존감이 낮아져만 갔던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며 몇 번의 좌절을 맛본 후에는 더 심해졌다. 자신감, 자존감 모두 하락했다. 그러다 보니 어떠한 일을 시작할 때 못하는 이유를 먼저 찾았고, 안 되는 이유에 스스로 수긍했다. 나에게는 도전이란 두 글자가 왜 이렇게 멀리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해 되뇌는 말들

<강원국의 책 쓰기 수업>을 읽는데, 11가지의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해 되뇌는 말들이 나왔다.


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 어딘가에 답이 있다. 아직 못 찾았을 뿐이다.
3. 시작이 어렵지 뒤로 갈수록 쉬워진다.
4. 언제 끝날까 싶은 일도 반드시 끝이 온다.
5. 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다.
6. 최선이 아닌 차선도 괜찮다.
7. 언제든 그만두면 된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8. 힘든 일은 지나간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9.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10. 누구나 죽는다. 죽음을 생각하면 두려울 게 없다.
11. 나는 나를 믿는다.

11가지 모든 문장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며 읽었다. 하나하나 어쩜 주옥같은 말인지.

사실 요 근래, 내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던 문제가 다시 한번 터져버렸다.' 왜 나만, 왜 나만, 왜 나만, '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인간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일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상황만 탓하며 내 마음을 놓아버렸다.

하나가 무너지니 삶의 전반적인 것들이 다 무너졌다. 회사 일부터 시작해서 집, 현재, 미래, 관계 모든 것들이 엉망처럼 보였다. 짜증과 불안함과 분노가 섞이니 삶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무기력함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본 11가지의 문장은, 나로 하여금 다시 생각을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통해 위로받는다는 것이 바로 이런 걸 놓고 이야기하는 걸까?


​내 손에 쥔 것들을 보자

지금 나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들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 주어지게 될 수도, 혹은 다른 생각지 못한 길로 인도받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당장 내 손에 없다는 이유로 이미 손에 쥐어진 것들은 보지 않는 어리석음을 내 소중한 시간에 허비해서는 안된다. 이 심통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출하는 것 또한 옳지 않은 일이다.

앞서 말했듯이 나에겐 주어진 것들이 더 많다. 9개를 가지고 있는데 1개가 없다고 낙담할 이유는 없다. 있는 걸 감사하자. 감사는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다.

우린 모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누구나 죽는다. 삶에는 끝이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을 때 무엇인가를 원망하고, 좌절하고 있는 순간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 감사하고 평온하게 그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다짐해 본다. 매 순간 즐겁게, 매 순간 나를 더 사랑하며, 그리고 어느 누구보다 나를 믿으며 살자. 그렇게 살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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