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방식
얼마 전,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유튜브 인터뷰를 보았다. 썸네일부터가 상당히 자극 적이었다.
챗GPT로 검색하지 마세요.
상위 0.1%의 AI 활용법
교수님은 아직도 AI를 단순히 '질문하면 답해주는 존재'로만 쓰냐고 물었다. 요즘 바이브코딩을 하거나, 이미지를 만들거나, 창작의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는데 여전히 '물어보기'에만 머무르지 말라고 하셨다.
이 영상을 보고, 함께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눴다. 한 동료가 이렇게 말했다.
다 좋죠. 다 좋아요. 그런데 보세요. 디자이너가 이미지를 만들 때 AI를 활용하면 훨씬 잘 만들어내죠. 그림에 대한 지식이 있어 프롬프트가 명확하니까요. 음악가도, 영상가도 마찬가지예요. 결국 그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AI를 만났을 때 훨씬 더 정교한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동료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비전문가는 막상 뭘 만들어보라고 하면 막막해요. AI가 다 해준다지만, 어떻게 물어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지도 모르거든요. 그러니 시작조차 못 하는 거죠.
그 말을 들으니 수긍이 갔다. 맞는 말이었다. 한 줄만 입력해도 모든 걸 만들어주는 시대라 해도, 정작 내가 프롬프트를 무엇을 입력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내가 원하는 퀄리티로 뽑아낼 순 없었다.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만이 날카로운 질문을 더 많이 던질 수 있었다.
모두가 '맞아, 맞아'라고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다른 한 동료가 내 마음을 세게 흔드는 말을 했다.
근데, 프롬프트를 전문가 수준으로 하진 못한다 해도, 못할 것 같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안 하는 우리가 제일 문제 아닐까요?
순간 우리 모두 웃음이 터져버렸다. 사실 뼈 때리는 중요한 말이었다. 언젠가 엔비디아 젠슨황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뺏지 않아요.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우리의 일자리를 뺏을 뿐이죠.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어떻게 할지 모른다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으면 뒤쳐지는 건 우리 자신이다. 누군가는 서툴지만 시행착오를 감수하며 AI를 배우고 있다. 저 멀리 서서 구경만 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조금이라도 시도해서 내 동료처럼 다룰 것인가?
나는 후자가 되고 싶다. 완벽한 프롬프트를 쓸 줄도 모르고, 엉뚱한 결과물만 나오더라도 말이다. 시행착오는 실패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1. 제미나이로 하루 3편의 영상 만들어보기
2. 일주일에 1번 새로운 툴을 사용해 보기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도 뽑아내야 했다. 원하는 그림톤을 내기 위해서 래퍼런스를 찾으면서 다양한 그림종류를 배웠다. 다른 사람들의 프롬프트를 따라 해 보면서, 학습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우습게도 보잘것없는 결과물이었다. 내가 원하는 장면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툴들은 벽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 과정안에서 배우는 게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표현하는 법. 그리고 AI가 왜 그렇게 결과물을 내었는지 질문하는 법. 그렇게 나는 AI를 매일 만나려 노력 중이다.
나는 AI와 로봇 같은 미래 기술을 다루게 되는 기획일을 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 발을 디딜 때마다 처음엔 낯설고 너무 두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진도를 나갈 수가 없다. 한 발자국 다가가다 보면 그 낯 섬은 점차 익숙함이 되고, 두려움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게 되었다.
AI도 같다. 앞으로도 나는 서툴게나마 매일 AI에게 일을 시키고, 질문을 던지며 시행착오를 감수할 것이다. 완벽한 답보다 더 중요한 건, 동료와 같은 태도로 매일 조금씩 부딪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지금의 AI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방식은, 더 좋은 질문으로 나의 도도도동료와 마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