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최근 인바디를 하셨는데 근육량이 너무 적다며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주말마다 가족끼리 뒷산에 올라 산책 겸 등산을 한답니다. 산이나 공원에 가면 생활 체육 시설 같은 게 많으니까 거기서 사이클도 좀 하고, 노젓기 운동도 하고 오는데 이것도 나름 운동이라고... 하고 나면 근육이 뻐근하더라고요. 지난 주말에는 때마침 날씨도 좋고 공기도 맑아서 산에서 운동하기 좋더라고요. 따뜻한 날씨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집에 오니 고소한 들기름 넣고 간장 비빔국수를 먹고 싶어 졌어요.
간장 비빔국수를 하려면 일단 양념장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설탕 한 스푼에 다시마 간장 두 스푼과 진간장을 한 스푼씩 넣었어요. 저는 다시마 간장이 조금 덜 짜서 진간장을 넣었는데 간은 자기 입에 맞추는 게 좋겠어요. 여기에 양파 1/4개 다져 넣고 홍고추도 반개 다져 넣으면 색이 예쁘게 살죠. 그리고 저는 여기에 식초 간장물에 삭힌 청양고추를 다져서 넣습니다.
작년 여름에 어머니께 청양고추에 식초 간장물을 부어 삭힌 장아찌인데 여기서 감칠맛이 폭발해요. 이걸 송송 다져주면 적당히 매콤하고 시고 짠맛이 침샘이 뻐근할 정도로 군침 돌게 한답니다. 저희 집에서는 만두를 먹을 때도 이 삭힌 고추를 같이 먹어요. 만두와 매콤한 고추를 같이 씹으면 느끼한 맛이 싹 사라지고 입안이 개운하거든요. 이제 얼마 안 남아서 아껴 먹어야 하는데 빨리 청양고추를 사서 새로 담아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양념장을 만들어 두고 면 삶을 물을 올려요. 지난번에 소면으로 비빔국수를 만들어 본 것도 참 맛있었는데 이번엔 메밀국수가 있어서 메밀면을 삶을 거예요. 물이 끓는 동안 고명으로 올릴 삶은 계란, 채 썬 깻잎과 깨도 갈아서 준비하고요. 검은깨와 흰깨를 섞어서 먹기 직전에 갈아서 뿌려주면 참깨 향이 참 고소하죠.
메밀면이 적당하게 익으면 찬물로 씻어서 쫄깃하게 준비해 줍니다. 양념장과 들기름을 넣고 버무려서 그릇에 담아주고 채 썰어둔 깻잎을 소복이, 김가루를 소복이, 계란을 다소곳이 올려준 다음 참깨 가루와 들기름을 뿌려주면 완성입니다.
만드는 데는 그래도 15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먹는 데는 5분 순삭이네요. 깻잎 향이 향긋하고 김가루와 참깨가루가 면에 달라부터 입안에 함께 들어오면 씹을 때마다 고소한 게 정말 맛있어요. 그리고 저는 30개짜리 계란 한 판을 사면 10개 정도는 반숙 계란장을 만들거든요. 이 반숙 계란장의 간장 양념으로 비빔국수를 만들고 계란을 곁들여 먹기도 해요. 그럼 남은 간장 국물도 알뜰하게 먹을 수 있고 간단하게 비빔국수를 만들 수 있으니 생활의 팁 같은 거겠네요.
열심히 운동하고 맛있게 국수 한 그릇 먹으면 말짱 도루묵인 것 같은데 항상 운동을 하면 입맛이 잘 돌아서 큰일이죠. 그렇다고 가만히 단식하면서 살 뺄 수도 없고, 다음에는 좀 더 높은 산에 올라가야겠다고 다짐을 해 봅니다. 모두들 건강하게 운동하고 맛있게 먹고 즐겁게 살면 참 좋겠어요.
요즘은 산에 오르면 나무들이 시퍼렇게 생기가 들어서 저도 같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녹음이 우거진다는 말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아요. 초록빛 풀숲 사이사이로 새빨간 뱀딸기가 보이는데 그 색감이 참 싱그러워 보이더군요. 예전에 미술 시간에 녹색을 더 돋보이게 그리려면 드문드문 빨간색을 점처럼 찍어주면 된다고 배웠는데 그게 다 자연에서 배운 지혜였나 봅니다. 자연과 가까울수록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