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소통에 대한 '나'와 '우리'의 생각]
① 애늙은이 같은 아이
② 내가 그들에게 실망한 이유
③ 운명의 수레바퀴와 삶의 지혜
④ 정말 2030이 가장 힘든 세대인가?
⑤ 아버지로 만나는 기성세대
세대 간 소통에 대한 여러 글 중에서 처음 3편은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 4편은 2030 세대의 이야기, 5편은 아버지로 대표되는 기성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를 참고해 기성세대들과 현 2030들의 근본적인 욕구가 다르다는 것을 짚었다. 그 의미는 우리가 서 있는 전장戰場이 다르다는 것에 있다. 물질적 안정과 견고한 사회 구조를 만들기 위해 투쟁했던 세대들과는 다르게 지금 2030들은 잠재력의 실현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 '잘 살아보자'는 하나의 구호 아랫사람들이 몰려들던 때와 달리 각자의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2030들은 더욱 강해지고 현명해져야 한다.
강해진다는 것은 쉴틈 없이 변화하는 불안한 환경 조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현명하다는 것은 우리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캐치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지는 것이다.
사회생활 특히 회사 조직 내에서 갈등이 클 것이나 그 안에서도 현자와 꼰대를 가려낼 방법을 정리해봤다. 진흙탕에서도 진주를 찾아내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가 된다.
◈ASK: 질문과 요청
질문이 도전이 되어서 어른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었지만 실제로 질문을 던졌을 때 현명한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 날카롭고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면 답을 주는 사람도 긴장하여 진실하게 응답한다. 그리고 질문에 돌아오는 답으로 내가 상대하는 사람이 진짜 실력을 가진 사람인지, 겉보기만 그럴듯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었다. 좋은 질문에 좋은 답이 돌아온다. 그래서 좋은 질문을 하는 태도를 명심하자.
1. 예의 바른 태도
날카로운 질문도 그것을 말하는 태도가 예의 바르고 상냥해야 상대의 방어기제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우리가 언어로 소통할 때 텍스트 자체의 의미보다는 말이 전하는 뉘앙스나 화자의 태도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급자에게 질문을 할 때는 공손한 태도로 핵심적인 질문을 던져라. 공손한 태도는 예의 바른 말투와 함께 현재 내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왜 상대에게 조언을 구하는지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의 의도와 대화의 목적을 밝히는 것은 상대의 불안을 줄여주고 생각의 범위를 좁혀준다.
2. 명확하게 질문할 것
질문으로 가득 찬 머리에는 답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무슨 말이냐면 사람이 너무 혼란스러우면 끝도 없이 질문이 이어지다가 질문들 사이에서 도돌이표를 그린다는 것이다. 회사생활이 불만스럽다면 그것이 인간관계 때문인지, 업무환경 때문인지, 불확실한 업무 지시 때문인지를 고민해서 가장 핵심적인 것만 질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 폐쇄형 질문과 개방형 질문
폐쇄형 질문은 예/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고
개방형 질문은 어떻게, 왜, 언제, 누가, 어디서, 무엇을 과 같은 6하 원칙에 의해 대답하는 질문이다.
대답이 풍부하게 돌아오려면 개방형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질문을 시작하면 상대방은 생각할 것이 많아져서 대답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그래서 처음에는 상급자가 예/아니오 로 대답할 수 있는 폐쇄형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선배님도 입사 초기에 적응하는 게 힘들셨습니까?"
"선배님은 입사 초기에 뭐가 제일 어려웠습니까?"
첫 번째 질문은 입사초에 내가 회사에서 적응하는 걸 어려워한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니 '힘들었다/안 힘들었다'로 간결하게 대답하고 이후 질문이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은 질문의 의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들고 진술에 대해 이래저래 생각할 것이 많다. 실제로 개방형 질문은 질문 거부율이 높다. (참고: 개방형 질문과 폐쇄형 질문)
★폐쇄형 질문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고 개방형 질문으로 풍부한 진술을 끌어내자.
◈귀를 열어라.
인생의 조언은 나를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도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 낯선 시각으로 나를 보면서 던지는 말이 더 날카로울 수 있다. 그러니 일단 꼰대의 잔소리처럼 들리거나 말도 안 된다고 거부감이 들어도 일단은 전부 듣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대화가 이어지면서 의미 있는 정보가 흘러나오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지식을 알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수할 때 미술학원 선생님이 이런 경청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셨다. 이 분은 입시철이 되면 학생들의 그림을 가지고 홍대 근처의 수많은 미술학원을 전전하면서 다른 선생님들의 평가를 듣고 오셨다. 좋은 말이든 좋지 않은 말이든 입시전략에는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보 수집 차원에서 발품을 판 것이다. 주요 대학의 입시 트렌드와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는 중요한 작업이었다. 또 이분은 전문가의 말뿐만 아니라 학원에 오는 초등학생이나 외부 손님들의 의견도 귀담아 들었는데, 늘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을 낯선 시각으로 볼 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선생님과 함께 노력한 1년 동안 가장 많이 배운 것이 이 '경청하는 자세'였다.
많은 경우 권위 있는 사람이나 상대의 이미지에 현혹되어 정보의 중요도를 다르게 평가한다. 같은 말이라도 사장님이 하는 말과 아버지가 하는 말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교수의 말과 택시기사의 말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편협하게 정보를 수집하면 편협한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나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경험한 사람의 말이라면 일단 정보수집 차원에서 유심히 듣자.
★다른 사람의 말은 모두 의미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편견 없이 모두 수용하고 내 안에서 결론을 내라.
◈실행과 피드백
남의 말을 안듣는 사람에게는 경청이 중요하지만 너무 남의 말에 잘 휘둘리는 사람은 들은 말 중에 옥석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수집한 정보나 다른 사람이 제시한 전략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직접 실행해보는 것이다. 직접 실험해보고 나에게 맞는 것과 맞기 않는 것을 선별하고 이 데이터를 모아서 상대방이 나를 잘 이해하고 나에게 쓸모 있는 정보를 가져다주는지 평가할 수 있다.
종종 권위자나 상급자에게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이며 의지하려는 사람이 있는데, 권위가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잘못된 결정도 수정하지 않는 아집이 생긴다. 그들이 제시하는 전략이 한 번은 통했을지언정 두 번, 세 번 통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상사, 교수, 선배들이 조언과 팁을 주면 반드시 실행해서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
◈방어기제 낮추기
방어기제를 낮추는 것은 제일 어렵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보통 권위자의 평가를 비난이나 상처로 듣는 것에는 내 안에 강한 방어기제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방어기제를 파악하고 평가를 들을 때도 평온한 마음 상태를 유지해야 앞서 말한 방법들이 가능하다. 방어기제는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내 경우를 가져와서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나의 주요 방어기제는 강박과 억압 그리고 약간의 반동 형성이다. 업무를 할 때 잘하고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늘 긴장하고 내 방식에 집착하느라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지시를 못 듣는 경우가 많았다. 종종 쉬어야 할 때도 쉬지 못해서 동료직원들을 힘들게 한 적도 있다.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 청결 강박이 생겨서 과하게 청소를 하거나 자주 손을 씻고, 양치질을 너무 자주 해서 치아가 닳기도 한다. 상급자가 나의 업무 방식에 수정을 요구하면 화를 내거나 내가 옳다고 설득하려 하기 때문에 상급자라도 나에게 선뜻 도움을 주거나 조언을 하지 않으려 한다. 억압은 나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고 반동 형성은 부정적인 감정을 감추려고 더 긍정적인 척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척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방어기제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신적 붕괴를 막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어기제로 나오는 행동들은 그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
모든 갈등의 상황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방어기제를 내려놓고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