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저는 창업자의 유연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실패하는 창업자는 초기 아이디어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해요. 그것을 정확히 알고 상황에 맞게 바꿔야 하는데... 그걸 모르는 사람한테는 투자 안 합니다. 저는 이걸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스핀 잇, 조성문 저, 201p)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우자 선택의 기준 또한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은 창업과 비슷한 속성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배우자는 동업자이자 공동창업자이고 내가 투자할 창업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업도 인생도 마치 영화 제목처럼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상황의 연속입니다. 특히 상당수 부부에게는 출산과 육아라는 불을 보듯 뻔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유연한 사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유연성이 누군가에게는 변죽, 변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지금 남자 친구 또는 여자 친구가 변화를 수긍하고, 적응하고, 해결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몇 가지를 추천드립니다.
1. 돌발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예약된 레스토랑 대신에 다른 곳에 가면 어떠냐, 오늘은 영어 학원가는 대신 데이트하면 안 되냐고 제안해보고.. 내가 어디가 좋냐, 언제부터 좋아했냐고 묻기도 해 봅니다. 가족 중 한 명(부모님은 비추)또는 친한 친구와 함께 만나자고 해봅니다. 약속보다 30분 정도 늦거나 취소를 합니다. 다만 상대방의 자존감을 훼손하거나 역린(예민한 곳)을 건드리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2. 돌발상황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는 겁니다.
1번에서 만들어진 돌발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보는 겁니다. 어떻게 설득하는지, 어떻게 대답하는지, 어떻게 결정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상대방은 내가 수긍이 가도록 대처하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직접 만들지 않아도 우리 삶은 돌발상황으로 이미 가득합니다. 끝이 안나는 회의, 갑작스러운 회식, 뜻밖의 주말 출근 등 하지만 이런 일들은 상당수 예견된 일입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알리려고 노력하는가, 나에게 어떻게 말하는가,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가 등을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장마철에 야외 데이트는 비라는 돌발상황이 예상되는데 만약 소나기가 온다면 어떻게 해결하는지(준비된 우산, 근처 맛집/카페 제안 등)를 보는 겁니다.
결혼은 현실이고 인생은 실전입니다. 데이트라는 한정된 현실, 상대방의 학력과 집안이라는 제한된 정보로는 상대방을 알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으로 스스로 판단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상대방도 '남의 집 귀한 자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