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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Nov 04. 2019

꾸준함에 관하여 : 창의력보다 성실함이 먼저다

손톱을 깎았습니다. 혼자서 손톱을 깎기 시작한 게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늙어 죽는 날까지 꾸준히 해야 할 몇 가지 중 하나일 겁니다. 깎아야겠다 생각할 때 실행하지 않으면 보기에도 안 좋고, 물건을 줍기에도 불편하고, 주변 사람에게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정비소에서 근무하는 동서가 '오랫동안 차를 놔두기만 했는데 왜 차가 고장 나느냐'는 고객의 질문에 '팔에 캐스트(a.k.a 깁스) 한 달 했다가 움직이면 팔이 잘 움직이나요?'라고 되물었다고 하더군요. 차량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을 유지하려면 일정 수준의 정기적인 운행이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실함 또는 꾸준함의 중요성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반짝거림'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새롭고, 신선한 것을 찾아다닌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직급과 연차가 쌓이면서 진정한 반짝거림은 꾸준함을 기반으로 나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진정한 창의력은 흘러넘치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거의 honeymoon baby인 딸아이를 가진 후에 매일 저녁 아내 다리 마사지를 한 것이 오늘까지 5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일 저녁 5분 남짓 아내의 발바닥, 종아리, 허벅지를 마사지해줍니다. 하루 일과를 묻기도 하고, 하루 일과를 말해주기도 합니다. 그동안 다양한 이벤트도 해보고 선물도 챙겨봤지만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5분 마사지'입니다.

제가 아는 스타트업 CEO는 매일 아침 아내를 위해 토스트를 굽고, 커피를 내리는 것이 하루의 첫 일과라고 하더군요. 배우자를 위해 작은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때로는 기념일을 거창하게 챙기는 것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도 있습니다.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어렵다면 배우자가 좋아하는 사소한 것을 챙겨주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요?

문득 영화 <짝패>에 나오는 대사가 생각납니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더라'


Small things often.


* 지난여름 아내가 만들어준 '칭찬 스티커'입니다. 스티커 다 받는데 두 달 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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