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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Feb 12. 2020

그 결정이 싫은 게 아니라 결정을 당신 혼자 해서 싫어

지난 주말 아내와 TV를 보는데 러시아에서 온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갈등을 다룬 프로그램을 잠깐 봤습니다. 아들 부부는 분가를 원했지만 결국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 끝무렵에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다가가서 "사실 분가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3년 같이 살고 그때 결정하자'라고 하셔서, 왜 또 어머니께서 혼자 결정하시나.. 하며 서운했다"는 말을 하더군요. 


최근 중국 우한 교민 입국 과정에서 진천/아산 시민들의 반응도 비슷한 듯했습니다. 수용인원 이동거리 등을 볼 때 진천/아산이 최적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왜 정부가 혼자서 결정하냐'는 부분에서 시민들의 마음을 불편케 만든 듯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정부의 공식 발표 이전에 (재난 관련 보도 준칙을 어기고) 관련 내용을 기사화한 언론과 사실과 다른 정치적 배경을 들먹여 갈등을 부추긴 언론도 한몫을 했지요. 


다행히 어제 결정된 3차 우한 교민을 수용하게 될 이천시의 경우에는 정부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했을 뿐만 아니라 우한 교민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 등 생활하면서 사용할 물품을 이천에서 구입하기로 합의하면서 '환영'의 목소리를 만들었습니다. 


남편들의 대표적인 실수는 '결정을 혼자서 내린 것'이고, 대표적인 오해는 아내가 '결정의 내용'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사실 아내의 불만 또는 지적은 '내용'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어쩌면 남편이 내린 결론이 최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아내가 없다면 그것은 최선이 되기 어려울 겁니다. 또한 아내가 결정에 대해 반대를 하는 것을 '내용'에 대한 반대라고 생각하면 그런 실수는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연습을 해두는 것을 권합니다. '이번 주말에 무엇을 할까'같은 작은 것부터 아내와 상의해 보는 겁니다. 물론 아내가 '당신은?'이라는 질문을 대비해 답변도 하나쯤 준비해야지요. 준비된 답변이 아내의 마음에 들면 과정도 좋고 결과도 좋은 상황이 됩니다. 조금 돌아가는 길이 '최적화 도로'일 때가 있다는 것을 오늘도 한번 마음에 새겨봅니다. 


Small things often. 


*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으니 이번 주말에 놀이동산 가자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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