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읽을 줄 알면서도 책 읽어 달라 해줘서 고마워

by 좋은남편연구소

딸아이가 잠들기 전에 2~3권의 책을 읽어줍니다. 아이가 '잠들 시간'이라는 각성을 할 수 있는 '리추얼'이기도 하고, 아내가 잠시 쉬거나 이부자리를 세팅할 시간을 벌기 위한 이벤트입니다. 책을 고르는 건 오롯이 아이의 몫입니다. 4~5살 시절에는 단어 중심의 표현을 익히는 책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제법 기승전결도 있고 흥미로운 정보도 담고 있는 책을 골라와서 '자라긴 하는구나..'싶습니다.


엄마의 인내와 본인의 노력으로 작년에 한글을 깨친 딸아이는 올해부터는 혼자서 책을 잘 읽게 되었습니다. 주말 아침이면 먼저 일어나서 책을 읽는 모습도 종종 보게 되었지요. 그래도 아직은 '아빠가 읽어주는 게 좋다'며 매일 저녁 책을 들고 제게 옵니다. 오늘도 저녁식사를 하고 목욕까지 마친 아이는 잠들 시간이 되자 책 2권을 골라서 제게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지요.


나 : 설거지하던 엄마가 지수를 돌아보았어요. 장갑을 낀 손에 거품이..

딸 : 아빠, 고무장갑이라고 써 있잖아요.

나 : 응?

딸 : 여기.. 고. 무. 장. 갑. (책에서 3번째 줄을 가리키며)

나 : 아.. 그렇네. 우리 딸 글도 잘 읽네. 하핫


글을 읽는다는 것도 알고, 글을 읽는 모습도 봤지만 제가 틀린 글자를 정확하고 빠르게 찾아내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딸바보 인증인가요..), '야.. 이제 녀석을 옆에 두고 책 읽어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아빠를 찾아줘서 고맙다'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금세 한 권을 다 읽고, 마지막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딸아이가 제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고 따뜻한 녀석이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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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마음 한편에는 '이젠 네가 읽으렴..' 하는 긍정적(?)인 생각도 있었답니다. 하핫..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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