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새벽 3시에 잠에서 깼다.
모든 정신적 고통의 근원은 어쩌면 불안일지 모르겠다.
적은 없지만, 사방은 적으로 가득 찼다.
캄캄한 내 방 안에서 뜬 눈으로 지세우며 이 불안을 어떻게 잠재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나 역시 회피형 인간으로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라고 넘기기 일쑤였지만,
어제 상황은 마치 옥타곤 경기장에 놓여진 UFC 선수처럼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
더 이상 빠져나가면 스스로에 대한 무책임함으로 낙인 찍힐 것만 같았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서 하는 자기 위로도,
나보다 월등히 앞선 사람을 보면서 하는 자기 체념도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부랴부랴 몇 가지 대안을 내놓았는데, 지금 당장 마음이 편하자고 조급함에
내놓은 단편적인 방법들일 뿐, 장기적 관점에서 삶에 대한 근원까지 바꿀 수 있는 결과는 아니다.
세부적인 사항들은 내 비밀 노트에 따로 적어 놓겠지만,
그런 작위적인 행동들이라도 내 인생이 더 높게 평가 받는다면 부디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이번에 얻은 것이 있다면, 긴장한다는 점이다.
이 긴장이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켜 내 행동을 바꾸고 내 사고를 바꿔 행동으로 표출돼
단 0.0001프로라도 조금씩 바뀌어진다면 그걸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