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일주일 치의 피로가 고스란히 누적된 휴일 전날 저녁엔 뭐든 느슨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사회에, 일에 찌든 직장인이 되어버렸나 보다.
여름이 오려는 듯 비 오는 날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6월이었다. 비 오는 거리가 조금은 쓸쓸하지만 그래도 그 쓸쓸함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어른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TV에서 나오는 노래도 좋고, 텅 빈 거리에 청승맞게 내리는 비를 보는 것도 좋고, 쓸쓸함마저도 느긋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이런 기분도 좋고. 지금이 지나도, 내일이 되어도, 다음 주가 되어도, 언제까지고 내리는 비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뚱딴지같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