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보푸라기가 많이 일어나서 어쩌면 버려야 할지도 모르는,
아니 진즉 버렸어야 할 갈색의 스웨터가 있다.
서울로 상경을 하고 처음으로 구매했던 갈색의 커다란 꽈배기가 엉킨듯한 겨울 스웨터.
친구들은 마치 곰 같다고 놀려댔을지라도 그 스웨터를 참 자주 입었었다.
첫 출근 날도 첫 회식에서도 오랜만에 친구와의 만남에서도 갈색 꽈배기 스웨터와 늘 함께했다.
창밖에 아무리 추운 회색 공기가 덮어와도 나를 안아주는 포근함의 스웨터가 있어 든든했다.
해가 지날수록 쌓이는 옷들 속에 밀리고 밀려 이제 옷장 끝자리에 있는 스웨터,
이제는 보풀이 너무 일어 민망하기까지 하지만 상경 후 처음 샀던 옷이라는 큰의미를 부여해 놓으니 버리지 못하고 힘든 시간을 함께 시작한 것 같아 애착이 간다.
보풀 하나하나 추억이 몽글몽글 뭉친 거라고 생각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그저 우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