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검열 제도의 폐지
음악 창작의 족쇄, 사전심의제도
과거 대한민국에는 '공연윤리위원회'라는 기관이 존재했다. 이곳에서는 음반이 발매되기 전, 가사, 멜로디, 창법 등을 미리 심의하여 통과 여부를 결정했다. 당시 심의 기준은 상당히 정치적이고 보수적이고 엄격했다. 예를 들어, 가사에 영어가 너무 많거나,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거나,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되면 여지없이 '심의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는 창작자들에게는 큰 족쇄였고,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억압했고, 결국 우리 대중음악이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정면으로 맞서다
1992년 혜성처럼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기존의 문법을 파괴하는 혁신적인 음악과 스타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늘 사전심의제도와 충돌했다.
특히 4집 ‘컴백홈’에 실린 <시대유감>이라는 곡이 문제가 되었다. <시대유감>은 당시 사회의 부조리와 기성세대에 대한 강한 비판을 담고 있었다. 공연윤리위원회는 이 곡의 가사가 "현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가사 전체를 삭제하라는 수정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는 사실상 '발매 불가' 통보나 다름없었다.
이에 서태지와 아이들은 가사가 완전히 삭제된 연주곡 버전의 "시대유감"을 앨범에 수록하는 초유의 방식으로 저항했다. 이는 대중과 음악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불합리한 사전심의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을 들끓게 만드는 도화선이 되니다.
사전심의제도 폐지와 K팝의 비상
<시대유감> 사태 이후, 음반 사전심의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팬들과 동료 뮤지션들이 연대하여 폐지 운동을 벌였고, 다른 분야의 사전심의제도 폐지 운동과 맞물려 사회적 반향이 만들어지면서, 결국 1996년 6월, 헌법재판소가 "사전심의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족쇄와도 같았던 음악 사전심의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사전심의제도가 폐지되면서 창작의 자유가 확대되고, 다양한 장르가 실험되고, 정치적으로 억압받지 않는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 되면서, K 팝이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K 팝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는 바탕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한국 대중문화 발전과 자유
오늘날 K 팝의 발전이 토대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물론 사전심의제 폐지를 통해 도움을 받은 분야는 음악만이 아니다. 영화 분야도 사전심의제를 폐지하고 등급제 평가로 바뀌면서 다양하고 자유로운 작품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영화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자유가 예술 발전과 성장의 원천이 되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라는 것을 우리의 대중문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참고. 헌법재판소 판결 관련 정보.
음반 사전심의에 대한 위헌 결정 (1996. 6. 27.)
영화 사전심의에 대한 위헌 결정 (1996.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