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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성호 Jul 31. 2019

도전을 멈추면, 월급도 멈춘다.

부루마불과 인생의 룰은 다르지 않다.


내가 차지할 도시(땅)가 많은 부루마불 보드 위에서 먼저 주사위를 던지는 것은 설렘 그 자체이다. 게다가 주사위 두 개가 같은 눈이 나오는 '더블'이라도 되는 경우엔 한 번 더 주사위를 던질 수 있기에 그 설렘은 배가 된다.


그러나 내가 아닌 누군가가 이미 차지하고 건물까지 올린 도시가 가득한 보드 위에서 던지는 주사위는 공포 그 자체이다. 그 와중에 '더블'이라도 나오는 경우엔 그 공포와 스트레스 역시 배가 된다.



특히 땅값 비싸고 통행료가 어마무시한 도쿄, 파리, 런던을 앞두고 던지는 주사위는 끔찍하기까지 하다. 누군가 이미 차지한 서울에 걸리는 순간에는 보드판을 뒤집어버리고 싶을 정도이다. 차라리 무인도에 들어가서 갇히는 게 나을 것 같은 심정이다.
이런 설렘과 두려움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부루마불의 룰(rule)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의 보드판 위에서는 정반대의 경우가 많다. 



아무도 가지 않은 미지의 곳을 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에 출발을 머뭇거리고, 누군가가 가본 곳을 가는 일은 안정적이라 생각하기에 출발에 거침이 없다.


인생의 룰(rule)도 부루마불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는데 말이다.
그나마도 이는 양반이다.


같은 보드판이지만, 어떤 이는 그저 한 바퀴 돌아서 리스크 없이 받아가는 월급만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러다 기대치 않았던 사회복지기금을 받았을 때는 소박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또는 무언가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들이, 그 도전과 모험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월급과 사회복지기금만으로는 인생 전체를 안정적으로 누릴 수 없다는 보이지 않는 룰(rule)을 어느 정도 알아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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