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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 Apr 21. 2024

우리는 닮아있었고

우리는 닮아있었고

타들어가는 삶이 옮겨붙을까 두려워하던 날
조약돌이 그득한 해변으로 발걸음 했다
무수한 생애가 각기 애잔하게도 닳아있었다

가슴 아린 영화와 인생은 무척 닮아있었다
먹먹한 이야기가 마음 사이를 항해할 때
생은 파도와 같이 추임새를 넣고는 했다

씁쓸한 감정을 잇따라 꾸역꾸역 들이켰다
언성이 높아지고 이성은 바닥을 굴러가는데
돌잡이 연필을 집었다며 그것을 주워 담았다

작은 기침과 더 작은 기침이 마르는 동안
들숨과 날숨이 바닷가에 거품을 만들면
수평선이 하늘과 바다를 부축하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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