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대학10년 23화

23. 끝나지 않은 대학생활.

by 레저왕

4학년 2학기가 끝 이날 시점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들으려고 했던 공업수학은 끝내 뜨지 않았고 공업수학 한 과목 때문에 난 졸업하지 못하였다. 5학년 1학기를 들어야만 했다. 4학년 2학기가 끝나가던 어느 날 국제교류관을 지나가다 한 포스터를 보았다. 창업선도대학이라는 곳에서 창업팀을 모집한다는 것이었다. 하우유에서 같이 활동했던 오욱이와 연주에게 얘기를 했는데 애들도 관심이 있다고 하였다. 그렇게 급하게 서류를 준비하고 UVENGERS라는 이름으로 창업팀을 만들었다. 유 벤져스는 울산 어벤저스라는 이름의 팀이었다.


울산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온/오프라인으로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사업을 하는 것이 사업목표였다. 오프라인으로는 울산대 앞에 복합 문화매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온라인으로는 웹사이트를 하나 새로 구축하겠다고 적었다. 면접에서는 울산대학교 외국인 지원 동아리인 하우유에서 활동해온 것들이 인정되어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되며 바뀐 게 있었다. 은행에서 연락이 왔는데 소상공인 대출로 빌렸던 자금을 갚아야 된다고 하였다. 예전 창업을 하면서 빌렸던 돈이라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게 된다면 갚으면 되겠거니 하고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는데 빌린 지 2년이 되어 갚아야 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것도 은행에서 전화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 난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만 됐다. 주말에는 현대자동차에서 일을 하고 일이 끝나면 춘자비어에서 일을 했다. 평일날은 외국인 도우미 일을 하고 있었지만 기간 내에 돈을 다 못 모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을 하나 더 구했다.


바로 맥도널드였다. 맥도널드에서 맥 라이더로 일을 하는 것이었다. 이 일을 구함으로써 총 4개의 일을 하게 되었다. 2학기 등록금을 포함해서 필요한 돈이 총 600여만 원이었다. 3개월 동안 4 잡을 하면서 버텼다. 일하고 자고 밥 먹고 일만 했다. 미리미리 모아 뒀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게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일만 하려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래도 끝끝내 570여만 원을 만들었고 모자란 돈은 학자금 대출을 해서 남은 빚을 갚고 등록금도 다 낼 수 있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 일본 도쿄에 있는 메지로대학교의 넥스트팀과 하우유의 교류활동으로 메지로대학교에 방문하는 일정이 있었다. 이는 각 대학교 외국인지원팀이 1년 전부터 기획한 만남이었다. 8월 5일 일본으로 출발하는 날. 맥도널드에서 퇴근해서 짐 싸고 누웠더니 이미 새벽이었다. 씻고 일어나서 버스 앞으로 갔다. 내가 제일 늦었다. 모두에게 미안하단 인사를 하고 출발을 했다. 신복로터리를 돌고 있는데 안 선생님이 다들 여권 챙겼지라고 묻는다.


“저 여권 없는데요. 여권 선생님이 들고 있는 거 아니에요?”


버스를 급히 돌렸다. 알고 보니 여권을 미리 나눠 줬는데 각자 챙기고 남은 여권은 글로벌 라운지 서랍 안에 있었다고 했다. 어쨌든 여권은 챙겼으니 공항으로 가면 된다. 잠을 못 잤지만 잠이 오지 않아 책을 좀 읽었다. 환전을 따로 하지 않았기에 환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짐을 잠시 놔두고 환전하러 환전소에 갔는데 지갑이 없다.


안 선생님한테 말했더니 기사 아저씨한테 전화를 해주셨다. 다행히 아저씨가 김해공항을 빠져나가지 않고 계시다고 하셨다. 버스로 뛰어가서 지갑을 찾아왔다. 아저씨가 말씀하셨다.


“불안한데, 일본 가서 본인 잘 챙겨요.”

“네”


환전을 끝내고 어렵게 일본으로 갔다. 탑승수속을 하는데 지문 찍고 나가려는데 지문인증이 계속 실패했다. 쿠바에서 돌아온 뒤 한국에서 일을 많이 했나 하고 생각했다. 담당하시는 분이 가끔 지문이 안 찍힐 때도 있다고 하셨다. 일본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풀었다. 이튿날까지는 따로 일정이 없었기에 자유일정이었다. 도쿄에 와있는 레이랑 만나기로 해서 레이를 만나러 갔다. 레이는 예전 울산대에 교환학생을 온 일본인 친구인데 면접 때문에 도쿄에 와있다고 했다. 레이와 규동 집에서 규동을 먹고 커피 한잔하면서 얘기를 나눴다. 레이랑 헤어져 숙소로 돌아왔다. 쉬다가 생일이 있는 소영이와 하우유 멤버들과 숙소에서 간단하게 술자리를 했다.


다음날 점심으로 츠케맨을 먹으러 갔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걸어가서 더웠지만 츠케맨 맛은 너무나 맛있었다. 메이지신궁을 잠시 구경하고 규동 집에서 밥을 먹은 뒤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울산대 기숙사 4인실에서 같이 살고 있던 대만인 친구 덕생이와 덕생이 여자 친구, 여자 친구의 동생과 함께 신주쿠에서 만나기로 했다. 덕생이는 노미호다이를 예약해두었다고 하였다. 노미호다이란 곳은 처음 가봤는데 2시간 동안 음료와 술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었다. 안주도 평소에 먹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나와서 사진을 찍어대며 열심히 먹었다.


도쿄에서의 이틀 일정을 뒤로하고 우리의 숙소가 있는 메지로 캠퍼스로 가기 위해서 시마네현으로 이동해야 되었다. 역에 마중 나온 넥스트팀 덕분에 학교에는 잘 도착할 수 있었다. 학교에 도착해서 넥스트 측이 준비한 행사들을 하나씩 하였다. 자기소개를 하고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한 일종의 게임 같은 것도 하였다. 저녁 만들기로 카레를 만들었는데 하우유와 넥스트가 같이 팀을 나누어서 재료 준비부터 요리까지 같이 진행하였다. 저녁을 먹고 나서 일정이 있었지만 기상악화로 인해서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정이 비어서 하우유 멤버들끼리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이때 넥스트 측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넥스트와 함께하는 일정 두 번째 날은 신주쿠에 있는 메지로대학 캠퍼스를 구경하는 것이었다. 넥스트에서 미리 짜준 팀들과 함께 이동해서 캠퍼스 투어를 끝냈다. 저녁은 샤부샤부 집에 가서 먹었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불꽃놀이를 했다. 일본에 있는 일정 동안 며칠 안되지만 우리 하우 유팀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일정을 많이 계획한 것을 보니 참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일정으로 우리는 다 같이 도쿄의 스카이트리를 방문했다. 도쿄의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에 서있자니 지난 2개월간 4 잡을 하며 돈을 모았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복수전공으로 하는 시각디자인 졸업작품도 잘 끝냈고 기계공학 수업도 잘 끝냈으며 2015년도에 만들었던 570여만 원의 소상공인 대출도 다 갚았다. 다음 학기 공업수학만 끝내면 학교는 졸업이 가능하고 졸업 후에 취업을 해서 학자금 대출은 갚으면 되었다.


‘돈 때문에 힘들었던 나만의 슬럼프는 이것으로 끝이다.’


일본에서의 짧은 일정들을 뒤로하고 한국을 컴백했다. 8월은 국제교류원에 한국어 한국문화연수가 있는 달이다. 한국어 한국문화연수는 일본에 있는 학생들이 일정기간 동안 울산대학교 기숙사에 살면서 활동들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도 파트너로 신청해서 일정을 소화해야 되었다. 알바를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활동은 오전에 이루어지므로 상관이 없을 듯했다. 경주 불국사를 가는 일정이 있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불국사를 갈 일이 잘 없었기에 외국인의 눈의로 불국사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예절학교에 가서 한복을 입기도 하고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을 배우기도 하였다. 한국에 살면서 나도 잘 모르는 것들이 많은데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대학생활 총 8개의 학기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끝이 났으면 했지만, 공업수학이란 과목 한 개 때문에 5학년 1학기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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