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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2년 만에 책으로 만났습니다

'마인드 제로' 마침표

by 마음상담사 Uni Mar 10. 2022

 2018년도에 제 인생 첫 책이 나왔어요. 두 아이의 엄마로 살던 제가, 평범 그 자체였던 제가 작가가 되었다니, 지금도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책 한 권이 나오고 나니까 또 욕심이 나더라고요. 쓸 때는 너무 힘들어서 다음에 도저히 못 쓰겠다 했는데요. 출산의 아픔 잊고 또 아이를 낳는 것처럼 두 번째 책을 쓰고 싶었어요. 책으로 제가 하고 싶었던 마음의 생생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나 봐요.


  이번에는 보다 큰 꿈을 꾸었어요. 저의 인생에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상담사로 일하면서 효과가 너무도 좋았던 '알아차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오죽하면 저의 상담소 이름도 아라차림이랍니다. 상담소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몇 달을 고민하던 어느 날, 꿈에 '아라차림'이라는 네 글자가 선명히 보이는 거예요. '뭐지? 뭐지?' 하다가 이 이름으로 상담소 이름을 지었죠.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알아차림을 널리 알리라는 뜻의 영감 같았어요.


 명상, 요가, 심리 이론 모두를 통틀어서 가장 첫 단계는 알아차림이에요. 지금 이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마음에 무엇이 있는 건지를 먼저 알아야 하잖아요. 거기에서 출발을 해야 하잖아요. 이 기본 중의 기본만 지켜도 엉킨 실타래들이 스르륵 풀려가는 경험을 하다 보니, 신봉자가 될 수밖에요. 마법처럼 휘리릭 변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죠.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와 앞으로 살아갈 미래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다 보니 허둥대기 쉽고, 막연히 겪어가게 되는대요. 저에게는 깜깜한 바닷속에서도 저 멀리 은은한 불빛으로 힘이 되어주는 등대처럼 든든한 이정표가 있었어요. 지금, 이 순간 알아차림으로요. 


 제 인생의 커다란 소명 같은 꿈은 찾았고, 결국 초고도 써냈어요. 100군데가 넘는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서 당연한 거절 메일들도 숱하게 넘기던 어느 날, 낯익은 출판사에서 답이 왔어요. 블로그 이웃이었던 작가님의 멋진 책이 나왔던 곳임을 알고, 설레기 시작하더라고요. 대표님도 직접 뵈니 신뢰가 가고, 이 책을 잘 만들어 주실 것 같았어요. 꿈이 정말 이루어지는 듯 순조롭게 계약까지 마쳤는데요. 그때부터 나아가질 못했어요. 초고의 전체적인 어투만 수정하면 됐었는데 그 작업에서 진도를 못 나갔어요. 대표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매번 드리고, 미루게 되더니 두 해가 넘어갔어요. 쉬는 날에도 마음 한 켠에는 무거운 돌덩어리가 얹어져 있는 듯 진정한 휴식이 안 됐어요. 쉴만하면 '책은...' 끝이 없어 보이는 이 문장이 늘 따라다녔답니다. 그 좋다는 알아차림을 하고, 마음을 어르고 달래도 꿈쩍하지 않더라고요.


 그 마음 안에는 '나 까짓 게, 가당키나 해'라는 위축과 '비난받을 거야, 욕먹을 거야'라는 두려움이 제일 컸어요. 이 마음들을 언제나 알아차리고, 바로 극복해서 해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때로는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감사하게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초조했지만 언젠가는 세상에 나오게 되리라는 믿음은 건재한 덕분에 돌고 돌아 새로운 통찰을 발견했어요. 상담실에서 인사할 때 제일 먼저 시작하는 심리교육, 상담 중에 만나는 여정, 종결을 하며 만나게 되는 성장의 모습들을 정리해 보니 5가지 단계가 나왔어요. 집단상담, 워크숍 등에서 적용했을 때도 효과적이었고, 만족도가 높으셔서 이 과정을 알려드려야겠다는 통찰요.


 2년 전 초고를 버리고, 새로 써야 한다는 것에 정말 도망가고 싶었지만 다행히 브런치가 있어 해낼 수 있었어요. 브런치에 매일 '마인드 제로' 매거진으로 한 꼭지씩의 글을 올리며 가보자 했거든요. 여기에 올리면 좋아요도 눌러주시고, 가끔 댓글도 달아주시면 그 동력으로 힘 받아서 쓸 수 있었어요. 그렇게 매일 한 시간씩 글을 써서 드디어 계약 2년 만에 초고를 재 완성했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 인생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고, 삶을 견뎌내다 보니 만날 수 있는 행운이었어요. 단단한 쇠가 불에 달궈지고, 물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며 담금질로 멋진 도구가 되는 것처럼요. 제게 있어 숱한 담금질로 만들어진 책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마음의 중심을 잡고, 평온을 찾는 시간 - 마인드 제로' 

 사람들이 다들 마인드 제로가 뭐냐고 물으시는데요. 싱겁게도 MZ세대의 마음 치유를 한다며 MZ의 약자를 고민하다 만난 마인드 제로예요. 이름을 정하고, 의미를 만들어갔는데요. 기쁘고, 힘들고, 행복하고, 슬퍼도 마음의 영점을 찾아가는 제로점이에요. 신기하게도 저의 은사님께서 제 마음을 아셨는지, 마침 논문에 제로점 개념을 풀어주셨어요.  어떠한 욕구나 감정의 동요도 일어나지 않은 고요한 상태로, 이 지점으로 돌아오는 훈련의 장점은 심리적 안정과 집중력을 길러주며, 무엇보다 평정심과 개방적인 마음 상태로 이끌어준다고요. 천군만마를 얻은 듯했어요. 


아, 이 글을 쓸 수 있는 지금도 참 떨리네요. 긴 시간, 어렵게 만난 저의 책이 정말 사람들의 마음치유와 돌봄에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브런치에 매일 글을 올릴 때마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알아차려 보세요. 마음이 답을 말해 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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