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보드 하세요
(이전 글에서 드림보드 만드는 방법 올렸어요. 도움 되길 바랍니다)
야심 차게 꿈을 정하고, 이미지를 찾아서 글과 함께 드림보드를 만들었다.
- 10만 인플루언서가 되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 내가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전 세계로 팔려 나간다.
- 나만의 취향이 담긴 브랜드를 만들고, CEO가 되어 00 잡지의 표지를 장식한다.
-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세계 곳곳에서 일하며 여행도 즐긴다.
...
하지만, 허무하게도 그다음이 뭐가 없다. 어찌 보면 떡하니 골라 놓은 그림의 떡 같은 꿈들을 보며 초라함까지 느껴진다. 자괴감에 사로잡힌다.
'주변에서 만들면 달라진다고 하니까 하긴 했는데, 뭐가 좋다는 거지?'
'내가 CEO가 된다고? 인플루언서가 된다고? 내가 가능하기는 한 거니? 내 분수를 알아야지...'
'그동안에 제대로 해 놓은 것도 없으면서, 허황된 꿈이야..'
'나까짓 게 그게 되겠어? 남들에게 비웃음거리나 되지 말자..'
마음속에서 치고 올라오는 불편의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여 보자. 이런 생각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음을 알아차리자.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목소리에 휘둘리게 된다는 점, 또 한 가지 여기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목소리가 올라오는 이유는 지금까지 내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받았던 주변의 피드백, 사회적인 선입견, 암묵적으로 주입된 생각들로 형성된 나의 정체성 때문이다.
뇌는 결정하고 계획하는 기능, 집행 기능 등 종합적인 사고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부위가 18~21세가 되어야 성숙하게 된다. 이 시기까지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10대 초중반의 사춘기 시기를 겪으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 어디에서 답을 찾았을까? 대부분은 주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본 시선과, 나에 대해 해 준 이야기들이다. 이것들이 정답이라 믿으며 나의 정체성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들이 나를 정확하게 본 것일까?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말해 준 것일까? 강의에서 참여자 분들에게 이 질문을 수백 번 던져봤지만 백이면 백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죠."
내가 나를 오해하고,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면 여기에서 알아차리고 선택하면 된다. 이제부터 나에게 맞지 않는 생각들에는 "응, 아니야!!"라고 받아쳐주고, 진짜 나에게 맞는 새로운 정체성을 알려주면 된다. 아직은 나도 나를 다 모르니, 딱 맞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자.
대화법 강의를 보면 자신감 있고, 호감도를 높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대로만 말하면 다른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자신감을 높이는 것 이전에 말이나 행동, 외모를 다르게 하면서 주변에 받는 피드백으로도 나는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드림보드로도 낡은 정체성을 바꿔갈 수 있다. 내가 원했던 꿈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을 보며 보기 좋은 것으로 정할 때도 있지만, 나도 하고 싶고, 그렇게 되고 싶기에 생각이 올라온다. 그러니, ‘선 드림보드, 후 정체성’이라 문장을 만들자. 내가 되고 싶은 꿈대로 나에게도 능력이 있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주자.
'나는 이 책을 써낼 거야. 나는 글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야!!'
나도 드림보드는 만들었지만, 마음이 약해지고 흔들릴 때마다 혼잣말로 나에게 말해주고, 응원을 해 주었다. 마치 최면을 걸듯이 나의 낡은 정체성을 이제는 벗어버리고, 가슴 뛰는 꿈으로 찾은 찰떡같은 정체성으로 업그레이드해 주었다. 남들이 비웃더라도 상관없었다. 더 이상 남들에게 끌려가지 않기로 했으니까.
작가가 된다는 것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나는 지금, 3권의 책을 쓴 작가가 되었고, 네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