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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Feb 14. 2024

드림보드 모셔 두지만 말고

작은 목표들을 정해요

드림보드 리추얼 단톡방에 올라오는 단골 질문 한 가지는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 고민이다. 꿈은 찾았지만 결국은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기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막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칫하다 결국 드림보드가 책상 한 구석에 처박힐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드림보드는 타인의 삶이 아닌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 결정체와 같다. 이것마저도 고이 모셔두기만 하면 너무나 안타깝지 않은가. 그럼, 어떻게 드림보드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시크릿 책의 주인공이자 4조 5천억 사업가인 존 아사로프는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만의 인생 청사진 노트를 소개해 주었다. 노트 한 권에 사진들이 빽빽하게 담겨 있었는데, 이미 자신이 이룬 것들과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까지 이미지로 출력해서 만든 자신만의 축소판 인생 노트인 셈이다. 그리고, 노트의 뒷부분에는 자신의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획들을 빼곡히 적어 놓았다. 계획까지 적혀 있는 노트를  보자, 존 아사로프가 큰 성공을 이루기까지의 체계적인 과정과 노력들을 알게 되어 꽤 인상적이었다. 


 꿈을 사진으로 붙여 놓는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목표를 정확하게 정하고 거기까지 갈 수 있는 동력을 가져가기 위한 장치일 뿐, 행동이 따라야만 한다. 그렇다고 계획을 너무 거창하게 세우면 안 된다. 지레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는 한 두 가지의 작은 습관들을 정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존 아사로프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나는 작은 습관의 힘을 믿고 있다. 특히, 나는 MBTI의 성격유형 중 극 P라고 할 정도로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꼼꼼하게 실행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태생적인 선호도뿐만 아니라 자라면서도 타인과의 비교에 의해 스스로를 의지박약, 작심삼일 대가라고 생각하며 살다 보니 점점 극으로 향했던 것 같다. 몇 년 전, 나의 삶에 혁명이 일어난 것은 '작은 습관 프로젝트'였다.


 무려 1년 동안 10분 내에 할 수 있는 작은 습관 3가지를 해내고 인증하는 장기 프로젝트였다. 내가 정한 습관은 '52개 스쿼트 하기, 책 한쪽 읽기, 1분 명상하기'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부엌으로 가서 약을 먹고, 스쿼트를 해낸다. 바로 나머지 습관들을 하면 좋은데 후반으로 갈수록 이어지지 않아서 저녁까지 가는 날도 많았다. 다행히 지인들이 함께 해 주어서 1년을 지속할 수 있었는데 습관의 총성공률은 60%였다. 이 정도만 해도 나는 선전을 했다고 생각했다. 작심삼일 대가가 1년이나 이어왔다니.

 하지만 신기한 경험은 이 프로젝트가 끝난 후였다. 이후에도 도전을 시작했는데 100일 동안 블로그 1일 1 포스팅하기, 매달 28일간 리추얼 진행하기 등을 100% 성공했다. 당연히 모든 것을 다 100%로 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마음을 먹고 하겠다고 하면 완수해 내는 것이 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이는 작은 습관의 경험을 통해 나의 뇌, 잠재의식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나는 할 수 없어, 못 할 거야, 또 중간에 그만둘 거야'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작은 습관을 60% 해내면서 '내가 해냈어, 할 수 있어'라는 생각들을 반복적으로 주입하면서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뇌는 대단한 결과인지, 작은 성취인지 구분하지 않는다는 말이 작은 습관을 지속할 때 나에게 꽤 위안이 되었었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나를 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목소리가 스며들었다. 


 드림보드에 이미지를 찾고, 내가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작은 습관 한 두 가지를 정해 보자. 예를 들면, 11자 복근을 갖고 싶다는 꿈이라면 매일 윗몸일으키기 00번 하기, 영어 프리토킹으로 외국인과 대화하기가 꿈이라면 영어 앱 하루에 십 분씩 듣기부터 생각해 볼 수 있다. 외국에서 한 달 살기 꿈이 있다면 당장 통장을 개설하고 매달 저금 00만 원씩 하기  등도 가능하다. 


 나는 드림보드 책을 꼭 완성하겠다는 꿈이 있다. 이 꿈을 위해  매일 1 꼭지씩 초고를 쓰고 브런치에 올리는 습관을 정했다. 지금 이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이 나와의 약속이자 꿈을 위한  습관인 것이다. 내가 그동안 썼었던 두 권의 책도 이 습관 덕분에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꼭 성공할 수 있기를 절실히 바라며 부족한 글이지만, 매일 올리려고 한다. 

   얼마 전에 인스타의 알고리즘으로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100kg이 넘는 체격의 한 여성이 매일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는 내용으로, 무려 31개월의 변화를 담았다. 광고에 나올 법한 4주 만에, 8주 만에  30kg 감량과는 거리가 멀지만, 2년 넘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실행해서 몇십 kg의 체중을 감량하고 건강하고 탄력 있는 신체를 갖게 되었음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드림보드 속 허황된 꿈은 없다. 나에게 이유가 있어 발견한 보물들이다. 아직 원석으로 있지만, 너무 욕심내지 않고 각각에 맞게  연마하며 삶을 채워가 보자. 완성되어도 좋고, 과정이라도 충분히 행복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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