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당신 인생 최고의 한 잔은 무엇이었나요?
이런 질문을 하면 보통은 어떤 술이 맛있었다고 하기보다
함께 마신 사람이나 그 술을 마신 장소에 대해 대답을 합니다.
대학 시절 용돈을 모아서 떠난 첫 배낭 여행에서 에펠탑을 바라보며 마셨던 와인.
퇴근 후 거실 소파에 앉아 드라마를 보며 남편과 캔맥주를 한 캔 씩 마시는 것.
혹은 어떤 음식을 먹으면서 함께 마셨던 술에 관해 이야기를 합니다.
추운 겨울날 뜨끈한 오뎅탕과 마시는 소주 한잔.
고된 등산 후 산장에서 먹는 파전과 막걸리 한 사발.
이렇게 술이라는 것은 그 자체보다는 그날의 상황, 그날의 감정과 함께 기억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술은 누군가와의 추억이며, 어느 날의 낭만을 더해주는 것입니다.
어느 날의 한 잔은 하루를 겨우 버틴 나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고,
또 어느 날의 한 잔은 사랑하는 사람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술을 마시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취해서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알지 못했던 진심을 알게 되기도 하고, 맨정신으로는 하지 못하는 것도 해낼 용기가 나고,
쉬이 듣지 못하는 누군가의 고민을 듣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술이 잘 받지 않는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술을 사랑하고 즐깁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도 술을 한잔 권하고 싶습니다.
평소 술을 즐기는 분은 잊고 있던 어떤 매력적인 순간을 떠올리길 바라며,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분은 술이 만들어주는 세상이 얼마나 멋진지 짐작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마지막 장에는 나만 알고 있기에는 아까운 술과 안주의 조합을 정리했습니다.
술은 함께 하는 음식이 있어야 비로소 좋습니다.
부디 술에 낭만을 더해 보시길 바랍니다.
- 오늘도 한잔을 주저하는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