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스펙 쌓기
스펙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 등
경쟁에서 타인과 비교할 만한 능력치를 의미
스펙의 뜻을 검색하다가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스펙“이란 단어는 대한민국과 일본에서만 사용한다는 것.
날이 갈수록 사교육시장이 치열해지면서 학원, 과외, 선행학습을 넘어 심지어 요즘엔 4세•7세 고시(초등학교 영어 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테스트를 보는 아이들), 기저귀를 찬 아이도 영어 어린이집을 간다는 기사도 종종 본다. 흔히 말하는 스펙 쌓기를 영유아 때부터 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위한 기초가 될지, 독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그만큼 경쟁사회의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아프게 터져버리지 않길 바랄 뿐.
틀에 갇힌 생애리듬
경기불황이 장기전이 되면서 미디어에서는 좁아지는 취업문과 증가하는 권고사직, 희망퇴직, 높아지는 물가, 자영업의 높은 폐업률등 회색빛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걸 볼 수 있다. (비슷한 기사를 많이 봐서 알고리즘 때문에 내 눈에 유독 보이는 걸 수도 있음)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냐는 말이 나오고, 경력자는 중고신입이 되거나 혹은 경력으로 이직하기엔 기업에서 많은 스펙을 원하고, 오버스펙은 너무 과다하다고 뽑아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회사는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하고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언제부터인가 살아남기 시리즈 속에 들어왔다. 영유아는 과도한 선행학습, 학생들은 무한경쟁, 어른들은 본인과 가족의 생존을 위한 버티기와 몸부림, 시니어들은 재취업과 끝나지 않는 자식농사, 노후걱정등 사회가 정한 무언의 틀에 생애의 리듬이 갇혀버린 듯하다.
돈을 번다는 행위는 사회적으로 살면서 필요하고 생물학적으로 생존의 수단이라 필요하다만 뭔가 고통의 댓가가 날로 강해지는것 같아 안타깝다.
나만의 스펙이란 내가 좋아하는것
1년 전, 건강악화로 인해 6년 동안 열심히 다닌 회사를 퇴사한 후 요양과 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다. 아르바이트와 프리랜서를 병행해 보았지만 떨어진 체력과 치솟은 물가에 따라잡기 어려운 수입이라 포기했다. 사업하기엔 내 간이 작아 대담하지 않았고, 워홀이나 해외연수는 위의 모든 것의 이유를 합쳐 마음 한편에 접어버렸다.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통장잔고와 늘어가는 나이에 불안해서 결국 재취업이 최상의 선택이라 현실을 받아들였다.
나의 경우 대기업/공기업/외국계 기업등에 내세울 대단한 스펙이 없기에 (예를 들어 학력, 어학, 외국경험, 자격증 등) 열심히 산 게 아닌 것 같아 과거를 후회를 하기도 했다. 이력서에 들어갈 한 줄의 소중함을 크게 느끼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이력서에 나열한 스펙보다는 직접 뛴 실무경험이 더 낫지 않을까?’ 라며 나를 위로했다. (경험에 비해 나의 능력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핑계같다.)
망해도 좋아하는것을 하다 망하는게 낫지
후회와 위로를 반복하며, 내가 놓친 핵심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엄청난 학력/자격증 같은 스펙보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스펙이라 깨달았다.
어차피 평생 일하게 될 텐데, 싫어하는 걸 하다 망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걸 하다 망하는 게 낫지 않으신가요?
어느 누군가의 말
누가 말했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유튜브에서 이 말을 듣고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퇴사공백으로 방황하던 내가 완전히 바라는 것이었구나 싶었다.
현실적으로 나만의 스펙, 즉 좋아하는 걸 찾기 위해 생업과 병행해야 하겠지만 그런 과정에서 나의 스펙을 만나지 않을까 손꼽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