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작은 것들 10
딱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해질 때, 도시의 하천에도 생기가 돈다. 푸른 이끼와 잔풀이 자라나고 물길에 활력이 돈다. 봄 햇살이 비친 물결에는 반짝반짝 영롱함이 깃든다. 그리고 그 아래, 산란을 위해 헤엄치는 물고기를 발견할 수 있는 계절이다.
우리 아빠는 시골 사람이라 하천변을 걸을 때면 꼭 물고기나 새, 꽃 이름을 줄줄 알려줬다. 그래서 나는 어느 천을 건널 때나 아래에 물고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괜히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사람으로 자랐다. 잠시 다리 위에서 난간에 팔을 기대고 아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꼭 주변에 나와 같은 자세를 하고 있는 중년의 아저씨들이 계신데, 그 햇볕을 오롯이 느끼며 그런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는 게 참 좋다.
따뜻한 봄을 맞아 헤엄치는 물고기의 움직임은 얼마나 힘찰 것이며, 그 아래서 또 생명을 틔우는 수초는 얼마나 푸르겠는가. 나는 그 따뜻해지는 봄철의 물 아래를 상상할 때마다 조금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괜히 Under the Sea 같은 노래를 머릿속으로 흥얼거린다.
왜 우리도 봄철 새 학기와 새봄의 활기가 있듯이, 비슷할 지도 모를 일이다. 물속 그 어느 세계에서도 봄이라고 또 여러 행사가 있고, 어떤 성수기일수도 있겠고, 어떤 철일수도 있겠고 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봄은 그런 계절이니까. 만물이 한참만에 무언가를 틔우고 숨 쉬고 튀어 오르는 그런 시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