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작은 것들 12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에 돌이 많이 있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돌탑이 만들어진다. 나는 그 돌탑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돌멩이들이 나름의 균형을 맞춰 아슬아슬 높이 서있는 모습을 보면 조마조마하며 돌을 놓았을 누군가의 마음이 그려진다. 바둑을 두듯 아주 신중한 손놀림이었을 것이다.
돌탑 쌓기는 내 마음에 딱 와닿는 돌을 만나는 것부터 시작된다. 나는 너무 각지지도, 너무 둥글지도 않은. 한 손에 편안히 잡히면서 적당히 납작한 돌을 고르는 편이다. 그리고 내 돌을 올릴 이미 만들어진 돌탑을 고른다. 안정적이고 너른 돌 위에 올리는 것이 좋다.
돌탑이 좋은 이유는 그 돌탑 안에 정말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 켜켜이 쌓여있어서다. 그 돌이 뭐라고, 우리는 그 돌멩이가 뭔가를 이루어 주기라도 한다는 듯 마음을 다해 탑을 만든다. 사람들의 크고 작은 바람이 모여 만들어진 돌탑은 제법 탑의 모양을 갖춘 채 우뚝 서게 된다.
돌탑을 올리는 누군가의 손끝에는 그 바람을 한 번 더 되뇌고 기억해 보는 과정이 담긴다. 그는 아마 돌을 올리며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소망을 다지게 될 것이다. 꼭꼭 씹어보듯. 돌탑에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이 들어서, 나는 돌탑의 모양새를 구경하다 보면 마음이 좀 이상해지고 기꺼이 그 완성되지 않을 돌탑에 내 몫을 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