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hoi파파 Mar 20. 2024

반가워, 육아 휴직

에필로그

2024년 3월부터 8월까지 육아 휴직을 결정했다. 요즘은 6개월 휴직 기간 동안 어떻게 지낼지 고민 중이다. 하지만 휴직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휴직할까를 몇 번이고 생각했다.


2009년 첫 직장에서 근무한 이래로 처음 쉰다. 15년 가까이 직장 생활하면서 두 번을 이직했지만 공백 기간 없이 바로 일했기 때문이다.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냐는 생각으로 휴직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생각해도 쉴 수 있는 최고의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2024년 3월부터 5년 근속 만기가 되어 다른 학교로 이동해 일해야 했다.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되면 적응하느라 당분간 쉬는 것은 꿈도 못 꾼다.


그럼에도 휴직 결정이 어려웠다. 솔직히 성격상의 문제다. 6개월짜리 육아 휴직 신청서를 제출하고 조기 복귀 신청서를 만지작 거렸을 때까지만 해도 한 달만 쉬고 조기 복귀하려고 했다.


대체 인력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 마음에 걸렸다. 대체 근무 기간이 끝나면 9월 1일 자로 정규 교육복지사가 배정되는데 일 년에 두 명의 전담 인력이 일하게 되는 상황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민폐라고 생각했다.


"휴직하려면, 유호가 다니는 학교로 옮겨야 해!"


육아 휴직의 결정이 단순히 쉬고 싶은 마음에 의한 것은 아니다. 거주하는 지역에 신규 교육복지 중점학교(교육복지사가 배치되는 학교)가 이례적으로 늘었다. 그중에 첫째가 다니는 초등학교도 포함되었다.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것이 좋을까.


"학원으로 뺑뺑이를 안 해서 좋지"

"학교 생활 적응에 도움 줄 수 있지"

"방과 후에 아이를 챙길 수 있지"


"일에 집중할 수 있겠어?"

"누구의 아들 꼬리표 때문에 아이가 힘들걸?"

"아이가 안 반길걸?"


 동료 교사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이 또한 첫째만 있었다면 휴직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는 이미 학교 생활에 적응을 마쳤다. 생각한 것보다 학교에 잘 다닌다. 학교 생활만큼은 걱정 없다.


문제는 올해로 여섯 살, 다섯 살 되는 둘째와 셋째다. 특히, 둘째가 신경 쓰였다.


순전히 2년 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를 위해서 육아 휴직을 결정했다. 첫째, 셋째와 달리 챙길 게 많을 것 같은 애잔한 둘째의 초등학교 생활 적응을 위해서다. 뭐, 첫째처럼 잘 해내겠지만.


육아 휴직 생활을 시작한 지 곧 한 달이다. 지금은 육아 휴직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일터에서 가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아내와 아이들을 더 챙길 수 있게 되었다. 덤으로 혼자만의 시간이 늘었다. 


앞으로 리얼한 육아 휴직 생활을 소개할 예정이다. 혹시나 육아 휴직을 고민해 이 글을 읽는다면 육아 휴직을 적극 권유하는 바이다. 세 아이 아빠의 새로운 도전과 모험에 응원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