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아빠의 책 쓰기
6회: 육아 아빠의 꿈
2024년 5월 18일, 내 생애 첫 책이 출간된다. 처음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을 때는 사회복지사의 현장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세 아이 아빠의 육아 이야기를 출간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긴 고민과 들었던 숱한 감정, 육아 경험을 사회복지사 관점으로 담아냈다. 앞으로 열흘 후면 실물 도서를 마주하는 감격의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지인들에게 출간 소식을 전했더니 돌아오는 반응이 한결같았다. 지인들은 어떻게 아이를 키우면서 글을 쓸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언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책을 낼 생각은 어떻게 했는지, 아이 키우면서 어떻게 글 쓰는 시간을 만들었는지 물었다. 브런치 작가라고 몸 둘 바를 몰라하면 존경의 눈빛을 보내곤 했다.
육아하는 부모에게 책 쓰기 도전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긋지긋한 반복되는 일상 하나하나가 소재이고 글감이다. 하루에 일어난 일을 글로 적으면 책 한 페이지 분량을 채우고도 남는다. 자신만의 독특한 이야기와 경험, 이면에 담긴 감정은 다른 부모들에게 공감이 되며 위로가 된다. 육아 동지들이 궁금해하는 노하우일 수 있다. 틈틈이 일상을 기록만 해 놓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책을 쓰고 싶다는 열망만 가지면 된다.
꼭 책 쓰기가 아니더라도 아이에 관한 글은 기록해야 한다. 육아 일기는 아이들과의 소중한 순간을 남긴다. 예전에 썼던 일기를 들춰보며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글을 쓰면서 자신의 양육 태도를 점검할 수 있다. 육아 일기는 아이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도구이다.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깊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직면하게 되었다.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다짐할 수밖에 없다.
"아빠 언제 책 나와?"
요즘 첫째 아들이 누구보다도 책이 출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생일 선물로 주겠다고 선언하지 말걸 그랬나. 그래서일까 아들이 책은 언제 나오냐고 뜬금없이 묻는다. 솔직히 출간 계획이 엎어질까 봐 겁나는 것도 사실이다. 괜한 실망감만 주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기대하는 첫째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출간 일이 다가올수록 잘될 거라고 주문을 외우는 이유기도 하다. 한편으로 괜히 첫째 아들 생일로 발행일을 정했나 싶다. 그럼에도 아들 생일 때 출간된 책을 선물하는 상상을 하며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육아 아빠들에게 책 쓰기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먼저, 아빠들은 엄마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육아를 한다. 아빠들이 육아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문제, 성공과 실패 이야기는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영감을 준다. 또한, 아빠들이 어디 가서 육아 고충을 하소연하겠는가.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들끼리 서로 공감하고 지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관찰을 해야 글을 쓰기 때문에 아이를 보다 세심하게 바라볼 수 있다. 아빠와 아이 간의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 가족 간의 유대감을 높인다. 사실 이유를 대라면 더 댈 수 있다. 그냥 육아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빠의 존재감을 높이는 일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책까지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당신의 이야기 속에는 아이에 대한 사랑과 자신만의 육아 경험과 가치가 담겨 있을 것이다. 자신의 책이 세상에 나올 때 누구보다 좋아할 아이들을 상상해 보자. 기록해야겠다는 열망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 뭐라도 끄적거린다는 마음으로 지금 당장 작은 수첩과 볼펜을 사보는 것은 어떨까. 핸드폰에 있는 노트와 음성 녹음만으로도 충분하다.
일단,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기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