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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ul 11. 2024

육아 휴직의 끝을 잡고

복직을 한 달 남짓 앞둔 시점에서

육아 휴직이 끝나간다. 휴직한 지 두 달까지는 언제 복귀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막상 출근을 앞두고 있으니 마음만 뒤숭숭하다. 솔직히 6개월 동안의 육아 휴직 생활을 마무리할 자신이 없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해' 같았던 지난 시간이 다시는 없을 것 같아 휴직이 끝나가는 하루하루가 소중할 뿐이다. 복직 첫날 아침부터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이들을 등원시킬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멘붕이긴 하다. 세 아이의 아빠로서 워라밸의 우선순위 틈바구니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겠지.


제발!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시간아 멈추어 다오!

그 사이 생애 첫 책을 출간했다. 그동안 원고를 검토하고 최종 인쇄본을 다시 읽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매일 한 시간 책을 읽고 A4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쓰겠다는 목표를 지켜내지 못했고, 두 번째 책 원고를 기획하고 초고를 쓰겠다는 목표도 이루지 못했다. 요즘은 출간한 책을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과 블로그를 새로 만들어 잊을만하면 게시물을 올린다. 새로운 일에 대한 의욕만 넘칠 뿐이다. 출간 후 다른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럴 때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들이닥친다. 


복직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지난 육아 휴직 생활을 돌아봤다. 처음 휴직했을 때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고민했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찐아빠의 육아 세계] 책의 최종 원고를 검토하고 [교육복지사의 일] 두 번째 책의 초고를 쓰고, 운동하는 목표를 다이어리에 빼곡히 적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렇게 힘들일 필요까지는 없다. 살면서 꼭 의미 있게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육아 휴직이지만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지난 휴직 기간을 돌아보면 휴직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육아와 집안일, 가족을 챙길 수 있었다. 그동안 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와 장인어른을 모시고 병원에 다녔다. 양가 부모님이 병원 진료를 앞두고 있으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 동행했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아내를 대신해 아침저녁을 준비했다. 9살 첫째가 하교하면 둘째와 셋째가 하원하기 전까지 학습을 봐준 것이 좋았다. 휴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가족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또 육아휴직을 할 수 있을까. 내년 1월부터 육아 휴직 급여가 최대 15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인상되고, 6개월까지는 통상임금 100%를 지원해 준다는데 6개월 휴직은 고민해 볼 만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5살인 셋째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까지 휴직 신청하면 되는데 이번에 복직해서 5년 안에 쓰면 된다. 어쩌면 이번처럼 다음 근무지 발령 전에 또 한 번 쓰지 않을까. 그때는 좀 더 슬기로운 육아 휴직 생활을 위해 알차게 준비해야겠다. 건만 된다면 일하지 않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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