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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Apr 30. 2020

찐아빠의 육아 철칙

당신만의 “육아 원칙”이 있나요?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은 것은 아이에 딱 맞아떨어지는 육아 지침서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참고할 뿐이다. 아이의 성격이나 성향, 발달 수준에 따라 달리 키워야 한다. 일단 알고 배운 육아법을 시도하면서 직접 부딪히자.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실감하며 숱하게 깨져야 나만의 육아법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1. 아이의 말을 중간에서 끊지 마세요.

2.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세요.

3. 여러 사람 앞에서 나무라지 마세요.

4. 때리지 마세요.

5. 지키지 못할 약속은 절대 하지 마세요.

6. 아이 일을 대신해주지 마세요.

7. 아이에게 하는 사과를 부끄러워 마세요.

8. 버릇없이 키우지 마세요.

9. 아기가 화낸다고 같이 화내지 마세요.

10. 아빠는 아이와 보내는 시간의 질에 더 신경 쓰세요.


-무도 어린이집 프로그램 중 오은영 박사-


어느 날 블로그에서 무한도전 [무도 어린이집] 편 리뷰를 봤다. 오은영 박사의 ‘좋은 부모 십계명’을 소개했다. 평소 육아에 관심이 있어서 그랬는지 긴 내용을 끝까지 읽었다. 오은영 박사의 ‘좋은 부모 십계명’을 읽으면서 좋은 부모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일까. 


돌이켜보면 아이들을 일관된 태도로 대하지 못했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날이 많았다. 아이가 눈에 거슬리는 행동할 때면 부글부글 감정이 끓어올랐다. 뚜껑 열린다는 말처럼 참다가 차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 결국 아이에게 화를 내고 만다.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 후회하는 일을 반복했다. 내일은 조금 달라지겠지, 다시 잘해보려고 노력하지만 반복해서 좌절감을 맛보았다. 몇 번을 다시 시도하고 또 좌절했는지 모르겠다.     

 

아이에게 일관된 태도로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관된 태도를 유지해야 아이들이 부모의 말과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부모가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면 아이들은 어떻겠는가. 아이들에게 이중 메시지를 보내면 혼란스러워한다.      


좋은 부모는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일관된 태도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부모의 양육법에 흔들리지 않는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아이를 잘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일관되게 반응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신의진·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저자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책을 읽고 아이들보다 부모 자신을 살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박수빈 저자 [아이의 첫 번째 학교, 부부 사이] 책을 읽고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좋은 부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파멜라 드러커맨 저자 [프랑스 아이처럼] 책을 읽고 부모의 희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들을 정리했다. 


첫째아이보다 아내를 먼저 챙겨라!

아내를 먼저 챙기자. 아이가 태어나면 아내보다 아이를 먼저 챙기게 된다. 주변 사람들도 아내의 건강 회복보다 오롯이 갓 태어난 아이에게 관심을 쏟는다. 출산 선물도 기저귀 아니면 가제 손수건, 배냇저고리 같은 아이나 육아에 필요한 용품이다. 아내가 산후조리원 선물은 아기보다 엄마를 위한 선물이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아이보다 자신 먼저 챙겨줬으면 하는 서운함이었음을 눈치챘어야 했다.


아이의 성장과 행복한 삶을 위해 행복한 부부 관계는 중요한 디딤돌이다. 죽을 때까지 아내를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사랑하리라. 아내는 대화를 원한다. 아내와 항상 대화하려고 애쓰면 되지 않을까. 이다음에 아이들이 커서 ‘아빠’를 떠올렸을 때 엄마를 사랑한 사랑꾼 아빠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둘째나부터 행복하기 

무엇보다 ‘나’의 행복이 중요하다.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남편과 아빠 역할을 온전히 해낼 수 없다. 그렇다고 아내와 아이들을 내팽개치는 이기적인 삶을 살겠다는 말은 아니다. 아이만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말이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해 화가 가득하고 짜증 내면서 좋은 육아를 할 수 없다. 아이들이 부모의 정서를 닮기에 먼저 행복해져야 하는 이유다. 마흔이 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육아 기술이라 것을 깨달았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등산 모임에 가야지. 더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가족에게 미안해하지 않겠다.


셋째아이와 좋은 관계 유지하기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솔직히 나의 아버지를 떠올리면 좋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 않는다. 무뚝뚝하고 완고한 가시 돋친 말을 서슴없이 하는 무서운 분이었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를 길에서 우연히 봤지만 모른 척 지나갔다. 아버지가 알아볼까 불안했다. 땅이 꺼질 듯 고개를 푹 숙이고 그냥 지나쳤던 기억이 난다. 부끄럽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이다음 커서 어떤 아빠로 기억할까.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도 친밀감을 느끼는 아빠였으면 좋겠다. 관계는 쌓는 것이다.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는 것이다.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고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함께할 것이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커서까지 영향을 미치더라.     


넷째더 안고 더 놀아주는 아빠 되기

아버지를 언제 안아봤을까. 아버지를 안고 싶어도 어색해서 엄두를 못 낸다. 아버지를 안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군 입대를 위해 집을 나설 때 아버지를 처음 안아보았다. 그 뒤로 스킨십은 어려서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섯 살 첫째에게 뽀뽀해달라고 하면 쭈뼛거린다. 코로나 걸리면 어떡하냐고 난리다. 쭈뼛쭈뼛 뽀뽀를 거부하는 두 아들을 보며 “머지않아 품 안을 떠나겠구나” 새삼 깨닫는다. 더 늦기 전에 아이들을 더 안고 더 놀아줘야겠다. 분유를 먹이며, 함께 목욕하며, 몸을 뒹굴며 놀면서 자연스럽게 스킨십할 수 있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싶다.


다섯째어떤 이유로도 아이를 때리지 않기

심리학자 피아제는 아이를 때리는 것을 한마디로 ‘처벌은 도덕적 자율성을 기능할 수 없게 한다.’라고 말했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아이의 자립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 부모 역할이라고 했다.


아이가 자립하도록 도와주자.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기다리겠다. 체벌은 아이가 그 상황만 모면하기 위해 잘못을 인정할 뿐,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을 방해한다. 잘못을 뉘우치기보다 자신을 때리는 부모가 밉고 억울한 마음이 들뿐이다. 적개심과 반항심만 키운다.

  

잘못된 체벌은 폭력이다. 체벌은 아이들과 공들여 쌓아 놓은 신뢰 관계를 한순간에 무너트리는 일이다. 잘못된 폭력으로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무서운 존재, 차가운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지 않다. 체벌 없이 아이를 교육할 수 있다고 믿어보리라. 잘못된 체벌로 아이에게 적개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겠는가.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했다.     


이제 당신이 “육아 원칙”을 세울 차례다. 만약 어떤 “육아 원칙”을 세워야 할지 모르겠으면 자녀가 어떻게 크길 바라는지 생각하라. 당신의 아이는 이다음 어떤 어른으로 크길 바라는가. 아이들이 당신을 어떤 아빠로 기억하길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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