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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Jun 19. 2020

아이와 사랑에 빠지는 세 가지 방법

애착이란 친밀한 유대 관계를 말한다. 주 양육자와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감을 느껴야 안정적 애착이 만들어진다. 그래야 세상도 믿을만하다고 생각해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0~3세 이전은 안정 애착이 만들어지는 결정적 시기라고 한다. 생후 3개월이 골든타임이다. 신생아 때부터 아이와 유대감을 쌓아야 하는 이유다. 유대감은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이에게 아빠의 손길을 느끼게 해주자. 확실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기저귀 갈기 

기저귀를 처음 갈 때는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분명 기저귀 앞면에 앞이라고 써 있다. 하지만 아빠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테이프가 붙어있는 쪽이 뒷면이다. 테이프는 기저귀를 갈고 난 다음 둘둘 말아 버리라고 붙여놓은 것이다. 기저귀를 갈기 전에 기저귀를 갈 장소를 정하고 아기 방수 패드를 깔아야 한다. 기저귀를 가는 동안 얼마든지 오줌이나 똥을 쌀 수 있다. 이불 빨래하기 싫으면 방수 패드는 꼭 준비하시길. 만약 밴드형 기저귀를 쓴다면 아이를 눕히기 전에 밴드를 한번 펴놓아라. 허리춤에 있는 접착테이프를 떼고 바로 갈 수 있도록 기저귀를 미리 준비하자. 이때 아이의 발을 너무 세 개 들어 올리거나 발목만 들어 올리면 다리나 관절이 탈골될 위험이 있다. 다른 손으로 아이의 엉덩이를 받쳐 들어 올린다. 미리 펴놨던 기저귀를 재빠르게 엉덩이 밑으로 밀어 넣는다. 기저귀를 채우고 밴드를 붙이면 된다. 


기저귀 밴드 부분이 배꼽 위로 덮지 않도록 접는다. 배꼽이 아직 덜 아물었기 때문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줌이나 변이 세지 않도록 사타구니와 허벅지 부분에 손가락을 넣어 기저귀가 엉덩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빼주면 된다. 기저귀 주름을 제대로 펴지 않아 엉덩이에 끼면 똥오줌이 옷에 샐 수 있다.

     

보통 걸음마를 뗄 때부터 가만히 누워있지 않는다. 아이가 발버둥 치거나 기저귀 차는 것을 거부한다, 아이들이 발버둥 치고 장난치는 바람에 진땀 뱄다. 아이가 생후 12개월 지나면 무조건 팬티형 기저귀로 바꾸자. 기저귀를 채우다 멘붕 온다. 만약 아이가 기저귀 차는 것을 거부하면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준비하라. 아이가 정신 팔릴 때 기저귀를 채우면 된다. 첫째 둘째는 공룡 장난감이 효과적이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그림책, 모빌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끌고 기저귀를 갈아주면 쉽다.      


기저귀만 갈아주지 말고 아이에게 말을 걸어라. 아이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고 스킨십을 하면 특별한 감정이 생긴다. 아이와 눈맞춤을 하면 된다. 아이를 보고 생글생글 웃어주고 장난을 치면 아이가 배냇짓을 하거나 반응을 보인다. 그때 아이의 반응을 따라 하거나 우스꽝스럽게 흉내를 내면 아이와 교감할 수 있다.                          

#분유 먹이기

분유 먹이기도 아이와 유대감 쌓기 좋다. 분유를 먹이는 동안 아이와 눈 맞춤을 할 수 있다. 아이와 살이 맞닿는 느낌이 좋다. 분유를 먹이면서 아이의 이름을 부르자. 아이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 한국 사람은 예로부터 밥을 먹으면서 정을 키우지 않았나. 퇴근 후나 주말에는 아내를 대신해 분유를 먹여보자.  

   

수유 쿠션과 역류 방지 쿠션이 있으면 좋다. 아이가 부서질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아빠는 장비의 도움이 필요로 하다. 보다 안정적으로 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다. 신생아라도 계속 안고 있으면 팔 아프다. 트림할 때까지 등을 쓸어 올릴 수고를 덜어준다.     


지금 생각하면 첫째 키울 때 정보가 없어 몸이 고생했다. 첫째 때는 분유를 먹일 때 냄비로 팔팔 끓여서 먹기 좋게 식힌 다음 분유를 먹였다. 냉동실에 미리 얼려놓은 모유를 중탕해 식혀서 먹였다. 다 먹고 난 다음 젖병 세제로 씻은 다음 모아놨다가 끓는 물에 팔팔 끓여 소독했다. 그 당시 왜 분유 보트와 젖병 소독기 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지금도 의문이다.      


육아도 아이템 빨이다. 분유 보트와 젖병 소독기는 무조건 사라. 새것이 아니어도 좋다. 경제적으로 부담되면 주변 지인들이나 육아 용품 대여 업체를 찾아 나눠 쓰고 빌려 쓰자. 당근마켓에 거래되는 중고 육아 용품도 쓸만하다. 돈이 들어도 몸이 고생하는 것보다 낫다. 그래야 편안하게 육아할 수 있다. 진작에 샀을 걸 후회하지 말자. 육아 용품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말자! 


#목욕시키기

아이를 목욕시키기는 일은 출산 직후 몸이 덜 회복된 아내를 보호하고 배려하는 일이다. 3~4kg밖에 나가지 않은 신생아도 매일 안고 씻기면 손목에 무리 간다. 금방 5kg가 넘는다. 아내도 출산 후 손목이 시리고 손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다고 아파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온 첫날, 처음 아이를 씻기는 날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팔뚝보다 작은 아이를 목욕시키는데 어떻게 씻겨야 할지 몰라 쩔쩔맸다. 어찌나 손이 덜덜 떨리던지 아이를 떨어트릴까 봐 안절부절못했다. 뭐든 처음은 어렵다.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나름 요령이 생긴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준비한다. 아이에게 맞는 온도는 팔꿈치를 담가서 괜찮다면 아이가 목욕할 수 있는 적당한 온의 물이다. 요즘엔 아이를 받칠 수 있는 등받이가 있는 욕조가 있어서 목욕시키기 어렵지 않다. 먼저 가제 손수건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입안을 씻긴다. 그다음 얼굴을 씻긴다. 코와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머리를 감긴다. 돌 되기 전에는 물로만 씻겨도 충분하다. 아이가 혼자 앉을 수 있을 때부터 아이와 함께 욕조에 들어가 목욕하자. 목욕도 놀이다. 아이는 물을 좋아한다. 아이가 목욕하면서 충분히 놀 수 있도록 시간을 줘라. 물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블록이나 움직이는 장난감을 주거나 거품기를 달아주면 좋아한다. 컵이나 바가지만으로도 30분 이상 놀 수 있는 것이 아이다. 함께 목욕하면 목욕을 거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스터리 한 경험

아이와 사랑에 빠지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미스터리하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첫째는 기저귀를 갈아줄 때 항상 엉덩이를 들어줬다. 신기한 것은 자고 있다는 것이다. 자정이 되면 기저귀에 오줌을 흠뻑 싸서 축축했다. 아들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새 기저귀를 채웠다. 오른발과 왼발을 차례대로 넣고 조심조심 숨죽이며 엉덩이를 들어 올리려고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다리를 구부리며 엉덩이를 번쩍 들어줬다. 잠결에 엉덩이를 드는 아들이 하도 신기해서 아이가 진짜 자고 있는지 몇 번을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둘째는 재울 때 범퍼 침대에 눕히고 토닥토닥 엉덩이를 두드리며 "안녕~ 귀여운 내 친구야~" 자장가를 불러준다. 노래가 끝나면 "엄마가 섬 그늘이~ 굴 따러 가면~" 두 노래를 무한 반복해서 부른다. 십 분 정도 지나면 둘째는 마치 강아지가 볼일 볼 때 자리 잡으려고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범퍼 침대에서 이리저리 돌면서 눕기 시작한다. 그때 둘째의 엉덩이를 토닥토닥하면 내 손등 위로 고사리 같은 손을 포갠다. 손을 멈추면 손을 끌어다가 자기 엉덩이를 토닥토닥하다가 그제야 스르르 잠들었다.   

  

아이와 사랑에 빠지면 미스터리한 경험을 한다. 아이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힘들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를 보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기쁘다. 되레 행복하다. 아이의 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미스터리한 경험을 해야 비로소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닌지. 어쩌면 미스터리한 것은 아이가 아니라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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