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담과 이브를 파멸로 이끈 갈라진 혀를 가진 뱀을 꿈꾼다.
약속을 어기고 죄를 알게 하였으나, 감춰졌던 오욕을 알게 했고,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받던 에덴동산을 나와 낯선 곳을 개척하게 하였으니 어쩌면 누군가에 있어서는 먼저 깨우친 사람일지도.
나는 가르침대로 사는 법을 모른다. 내가 생각한대로 산다.
누군가는 손가락질 하겠지만, 우리는 뱀의 혀가 없었다면 여전히 울타리안에서 벌거벗은 채로 신의 동물원에 갇혀 있을 어린 양들이었을지도.
[그림 - 아담과 이브의 유혹, 프레스코, 카타콤 산티 마르첼리우스 에피에뜨로, 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