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윤인경 May 22. 2024

지나간 사랑에는 추억이 없어야 한다

일상과 사랑이야기

   잊혀진 기억의 부스러기들을 찾아 헤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추억이란 이름으로 뒤적이지만 한순간이라도 잊혀진 것은 추억이 아니다. 추억은 가슴이 간직하기에 망각 따위가 지울 수 없을만치 깊이가 있다. 그래서 쉽게 지울 수 없다.

    추억 중에는 꺼내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처음이라는 감투를 씌운 사랑의 기억, 그래 이것은 기억이어야 한다. 망각이 그 사랑이 끝났던 순간에 지웠어야 했다. 지우지 못하고 잔상이 남게 되면 지금 사랑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인화도 하기 전 빛을 봐 흐트러진 필름처럼 타버리게 될 수도 있다. 예전 사랑이 영원히 추억되려면 아득히 감추던지 아니면 다른 사랑을 말던지.

    사용하고 감아두었던 필름을 새것인 줄 알고 다시 카메라에 넣어 사용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사진을 인화해보면 전에 찍은 사진과 최근의 사진이 겹쳐서 어쩔 수 없이 사진을 모두 버렸던 경험이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예전 사랑과 지금 사랑이 겹친다면 그 장면을 달갑게 받아들일 누군가가 있을까?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 Pixabay]

이전 10화 뱀에 대한 동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