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사랑에는 추억이 없어야 한다
일상과 사랑이야기
잊혀진 기억의 부스러기들을 찾아 헤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추억이란 이름으로 뒤적이지만 한순간이라도 잊혀진 것은 추억이 아니다. 추억은 가슴이 간직하기에 망각 따위가 지울 수 없을만치 깊이가 있다. 그래서 쉽게 지울 수 없다.
추억 중에는 꺼내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처음이라는 감투를 씌운 사랑의 기억, 그래 이것은 기억이어야 한다. 망각이 그 사랑이 끝났던 순간에 지웠어야 했다. 지우지 못하고 잔상이 남게 되면 지금 사랑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인화도 하기 전 빛을 봐 흐트러진 필름처럼 타버리게 될 수도 있다. 예전 사랑이 영원히 추억되려면 아득히 감추던지 아니면 다른 사랑을 말던지.
사용하고 감아두었던 필름을 새것인 줄 알고 다시 카메라에 넣어 사용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사진을 인화해보면 전에 찍은 사진과 최근의 사진이 겹쳐서 어쩔 수 없이 사진을 모두 버렸던 경험이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예전 사랑과 지금 사랑이 겹친다면 그 장면을 달갑게 받아들일 누군가가 있을까?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