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매체와 디자인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어제는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다는 분을 만났다. 그분은 한 디자인분야를 선택해 집중해서 파야 하는지, 디자인 전반을 넓게 공부해야 하는지 궁금해했다. 가령 의상디자인이라면 의상디자인에 집중해야 할지 전반적인 디자인 분야를 두루두루 공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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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즈음 해본 고민일 것이다. 참 쓸데없는 고민이다. 내 답은 명확하다. 그냥 디자인의 본질을 공부하면 된다. 쉽게말해 조형 원리를 배우면 된다. 글쓰기를 공부한다고 해보자. 멋진글쓰기를 하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소설? 시? 논문? 아니다. 문자다. 한글이나 알파벳 같은 문자를 알아야 한다. 문자를 모른 채 글을 읽고쓰는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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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디자인에 있어 조형원리는 글쓰기의 문자와 같다. 문자를 모르면 아예 글을 못쓰듯 조형원리를 모르면 디자인을 못한다. 읽을수도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조형원리를 모른채 그냥 디자인을 판단한다. 마치 읽고쓸줄 안다는듯이. 그래서 디자인이 엉망이다. 소통도 거의 불가능하다. 마치 아기의 옹알이처럼. 더 이상한 것은 그걸 그냥 그려러니 한다. 심지어 디자인교육 현장에서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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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의자디자인이 있다. 의자디자인에서 '의자'는 앉는다는 개념이다. '디자인'은 형태다. 의자라는 개념에 걸맞는 형태를 찾는 것이 바로 조형이다. 조형은 "형태를 만드는 행위"이다. 의자 형태를 읽어 만들려면 만들려면 먼저 형태의 기본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 원리가 바로 조형원리다. 그렇기에 디자인을 배우려면 반드시 먼저 조형원리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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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디자인 공부는 조형원리를 배우는 과정이다. 기본적인 조형원리를 익히면 디자인 공부는 사실상 끝이다. 이제 자신이 아는 조형원리를 응용해 매체를 디자인하면 된다. 옷, 의자, 문자, 웹, UI 등등 모두 형태로 우리 앞에 드러난다. 디자인은 조형원리를 응용해 매체의 개념에 맞는 형태를 찾는 과정이다. 하지만 조형원리를 모르면 디자인이 불가능하다. 문자를 모르면 글쓰기가 불가능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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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한국에는 조형원리를 가르쳐줄 선생님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만약 당신이 그런분을 만나 조형원리를 배웠거나 배우게 된다면 엄청난 행운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