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가 있다. 아이가 잘못하면 엄한 목소리로 경고하지만 절대 큰소리를 내거나 손을 대진 않는다. 잘못을 바로 잡으면 바로 안아주고 너의 소중함을 상기시킨다. “아빠는 잘못한 행동을 미워한거지 너를 미워한게 아니야”라는 말을 거듭 강조한다. 내가 이러는 이유는 내 아이가 예뻐서만이 아니라 이 아이가 성장하면서 폭력을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최대한 선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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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어디서 올까. 나는 사람이 사람을 낳듯,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물리적 강제력만이 폭력이 아니다. 언어, 왕따, 비아냥, 외면 등도 폭력이다. 어쩌면 더 강력한 폭력이 될수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거나 자살에 이르게 할 정도로. 때론 그 트라우마가 그 사람의 인생길을 바꾼다. 좋은 방향이면 좋겠다고 폭력을 가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폭력은 폭력을 낳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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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디자이너다. 보통 디자이너는 문제 해결자로 여겨진다. 디자인문화는 문제제기보다는 문제해결에 가깝다. 그래서 디자인을 배우면 자연스레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함께 문제 해결하려는 태도를 갖게 된다. 그래서 디자인 공부를 거듭 강조한다. 디자인문화, 즉 문제해결 문화가 생기면 우리 사회에 산더미처럼 쌓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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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디자인을 배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가장 손쉬운 해결방식을 택한다. 바로 폭력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근대 이후 거듭 폭력적 해결방식을 고수해 왔다. 폭력이 폭력을 낳은 전형적인 사회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국은 외교와 전시권이 없는 비정상국가라 그 폭력이 민중에게만 향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가장 세련된 디자이너들조차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폭력과 압력을 선택하는 모습을 볼때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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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누군가 이 문화를 단절시켜야 한다. 아니 역전시켜야 한다. 나는 할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슬프다. 아... 슬픔이란 미래, 희망이 사라진 감정이구나... 어제는 조용히 법당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곧 자비의 부처님 오신날인데, 이 사회에는 언제 오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