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_부러진 빗자루

마차에서 내릴 때 잡아주는 남자의 손 따위 이제 필요 없다

by 은륜


"자, 이걸로!"


한 여자가 들고 가던 빗자루를 부러뜨려 스트라다에게 건네주었다.

부러진 핸들에 연결하고 달린다.


90명의 참가자 중에 30명의 선수 만이 완주했던 지로 디 롬바르디아Giro di Lomabrdia 자전거 대회.

지금으로부터 백 년 전, "원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는 이탈리아 자전거 대회에 여자 선수가 참가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얼어붙은 비포장 도로에서 넘어져 무릎까지 다치고 핸들까지 부러지고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실격처리 되었지만 사람들의 성원에 힘입어 비공식 참가자로 3610km를 완주했다.


가난한 소작농의 열 살 된 딸은 아버지가 닭 몇 마리와 바꿔온 낡은 자전거로 들판을 달리며 꿈을 꾼다.


재봉일로 생계를 이어가며 유럽에서 자전거선수로 활동했다. 결혼선물로 멋진 자전거를 사주고 아내의 꿈에 날개를 달아준 남편은 트레이너가 되어 언제나 그녀와 함께 했다.


자전거를 타는 여자에게 정숙하지 못하다는 비난과 욕이 쏟아졌던 시대.


그녀는 무게가 20kg이나 되는 무기어 자전거로 한 시간에 37km를 달렸다.

그녀의 기록은 그 후 26년간 깨어지지 않았다.


1924년 지로 디탈리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Alfonsina Strada이름에서 철자 a하나를 떼어내고 알폰신이라는 남자 이름으로 참가했고 유일한 여자 선수였다.



자전거 위에 앉아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잡은 스트라다의 눈 빛은 강렬하다.


그녀는 반바지를 입고 강력한 허벅지 근육을 드러내며 당당하게 앞을 바라보고 있다.

여자에게 아직 참정권이 없던 시대, 그녀는 자전거 위에서 공평한 두 바퀴로 달릴 수 있는 자유를 실력으로 선언했다.


꼭 끼는 코르셋, 긴 드레스, 커다란 모자, 장갑, 양산이 여자들의 필수 복장이었던 시대, 1890년대 일어난 자전거 붐은 새로운 패션을 만들었다.

무릎길이의 헐렁한 바지, 짧은 치마가 등장했고 혼자서 자전거에 오르고 어느 곳에든지 달려가는 여성들이 늘어났다.


불임과 불륜을 조장한다는 쓸데없이 보수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는 선구적인 여성들 속에서 Freedom Machine으로 자리 잡았다.


"마차에서 내릴 때 잡아주는 남자의 손 따위 이제 필요 없다."


'두 바퀴의 복음福音'은 속도와 문명의 상징이 되어 여성들에게 전파되었고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독립심을 키워주었다. 집과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말은 더이상 필요없다. 말馬처럼 먹일 필요도, 똥을 치울 필요도 없는 말馬 보다 빠른 자전거.


놀라운 여성을 한 명 더 소개한다.


Annie Londonderry. 그녀는 1894년 6월 진주 손잡이가 달린 권총을 챙겨 들고 자전거를 타고 보스턴을 출발했다. 시간당 평균 10~15km를 달려 3개월 후 시카고에 도착했다. 이전의 여자 옷은 벗어버리고 남성 승마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녀는 후원자를 모집하고 지원을 받아 여행을 계속했고, 1년 후에는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집으로 돌아왔다.


자전거로 세계를 일주한 최초의 여성의 인터뷰에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아줌마도 동감 백배.


"자전거 안장에 앉으면 내리기 전까지는 누구도 나에게 해를 입힐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전거가 출발하는 순간, 자유롭고 속박되지 않는 여성의 그림이 완성되죠."


두 바퀴로 넘다 11회 끝

다음화 #12 넘어지는 쪽으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