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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Dec 04. 2023

플랫폼 기업의 가치혁신 & 운영혁신 전략

플랫폼 경제-10

플랫폼 기업의 전방위(全方位혁신

   필자가 제안한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프레임워크는 수평적 가치사슬 중심의 조달/상품/운영 혁신과 수직적 경영 계층을 기준으로 한 가치(: 전략 수준)/상품(: 전술 수준)/운영(: 실무 수준) 혁신 등 (중복을 제외한) 5개 영역을 포함한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BM)은 기본적으로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조달-생산-유통 영역에 대한 혁신에 해당한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플랫폼 기업을 넘어 건전한 플랫폼 생태계(PE: Platform Ecosystem)로 발전하려면 가치혁신과 운영혁신도 병행하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가치혁신 전략은 플랫폼 기업이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나아가 인류 차원의 당면/미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전방위 기업혁신의 25개 전략 중에서 ‘V4. 사회적 역할 수행’ 내지 ‘V5. 미래과제 도전’에 해당한다. 가장 중요한 운영혁신 전략은 창발성이 증가하도록 PE 참여자의 다양성을 확대해서 내부는 물론 외부 보완자에 의한 혁신이 늘어나도록 협업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유연한 생산체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전방위 기업혁신의 25개 전략 중에서 ‘O3. 분권-다원 생산운영’ 내지 ‘O4. 분산-연합 생산운영’에 해당한다. 

   이하에서는 PE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가치혁신 전략으로 공유가치창출 사업 추진, 영리 및 비영리 임무/목표 간 균형과 확장성과 응집성 간 균형을 고려한 성과관리 재정립 전략 등을 소개한다. 운영혁신 전략으로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영역의 자체생산 또는 협업생산 전략을 소개한다. 업스트림(upstream)은 플랫폼 상품(예: 앱)이 플랫폼(예: 앱스토어)에 등록되기 전의 생산 과정을, 다운스트림(downstream)은 플랫폼에 등록된 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이용자/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보완(예: 분류, 추천)하는 생산 과정을 가리킨다. 


가치혁신 전략공유가치창출 사업 추진

   마이클 포터와 마크 R. 크레이머는 2006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2011년에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이란 개념을 제시하였다. CSR과 CSV가 다른 점은 전자는 기업이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지출하는 ‘비용’이지만 후자는 기업과 사회가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라는 것이다. 오늘날 기업은 이해관계자로부터 ‘지역/국가/인류 차원의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제품/서비스/솔루션을 개발, 상업화함으로써 이윤과 사회 기여를 함께 추구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지역/국가/인류 차원의 문제’란 예를 들면,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호,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건강관리, 재해/재난 예방과 대응, 빈곤 타파,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을 가리킨다. 이들은 주요 국가 정부와 연구기관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주제로 공통 기능을 HW, SW, 솔루션 형태의 플랫폼 상품으로 설계, 구현하거나 이해관계자를 연결/중개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플랫폼 기업이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책임 이행을 모두 고려해서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전략은 2가지 방향에서 추진할 수 있다. 하나는 여러 가지 문제해결에 필요한 공통 기능을 범용(凡用솔루션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산업이나 문제 영역에 특화된 전용(專用솔루션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범용 솔루션은 수평적(horizontal) 플랫폼으로 예를 들면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플랫폼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여기에 해당한다. IIoT는 생산-유통 현장의 장비/설비 등을 연결해서 업무의 자동화 & 최적화를 가능하게 해 준다. 대표적 IIoT 플랫폼으로 GE의 프레딕스(Predix), Simens의 마인드스피어(MindSphere), 보쉬의 IoT 클라우드, SAP의 레오나르도(Leonardo),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 등이 있다. LLM은 챗GPT 같은 생성형 앱의 파운데이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오픈AI의 GPT-4, 구글의 람다(LaMDA), 메타의 라마(LLaMa),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HyperCLOVA) 등이 있다. 반면, 전용 솔루션은 수직적(vertical) 플랫폼으로 예를 들면 미래 신산업에 속하는 디지털 의료,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홈/도시/에너지, 우주 개척, 디지털 정부 등 특정 도메인을 위한 플랫폼을 가리킨다. 

  

가치혁신 전략성과관리 재정립 (1) 영리 비영리의 균형

   플랫폼 경제가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영리 목적 PE와 비영리 목적 PE가 각각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 영리 목적 PE는 비영리 목적 PE가 추구하는 사회적 역할을, 비영리 목적 PE는 영리 목적 PE가 추구하는 경제적 성과를 보강하는 식으로 임무/목표를 설정하고 플랫폼 기업 중심의 성과관리 (지표)를 생태계 차원의 그것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영리 목적 PE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매출/이익, 이용자 수 증대, 기능 확대, 품질 향상 등 종래의 경제적 성과 중심의 목표에 생태계 참여자의 기대 충족과 사회적 책임을 추가해야 한다. 비영리 목적 PE는 멤버에게 제공하는 편익을 넘어서는 경제적 성과를 달성해서 여러 그룹의 참여자에 대한 보상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야 한다. 영리 목적 PE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제품 경쟁력으로는 비영리 목적 PE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리 목적 PE가 추가해야 할 사회적 책임 이행 과제에는 이미 드러난 플랫폼의 폐해와 앞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위협 및 부작용을 완화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기술, 방법론, 솔루션 개발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보완자(예: 앱/콘텐츠/컴포넌트 개발자, ‘플랫폼 노동자’)와 이용자의 기여도에 대한 합리적 보상은 시급한 해결과제 중 하나이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생성형 AI로 인한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기업 비밀 침해, 저작권 침해, 기존 산업과 일자리에 대한 위협, 인간의 창의성과 권위에 대한 위협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나라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Upstage)가 한국어 LLM 개발에 필요한 훈련 데이터를 제공한 파트너에 대해 기여도에 따라 보상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가치혁신 전략성과관리 재정립 (2) 확장성과 응집성의 균형

   PE 차원의 성과관리는 위에서 언급한 영리 및 비영리 임무/목표 간 균형 추구에 덧붙여서 PE 자체의 확장성과 응집성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확장성’은 PE 자체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것을 가리킨다. ‘응집성’은 PE의 모든 참여자가 이탈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역할을 이행하고 다른 참여자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면서 PE의 유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가리킨다. 응집성은 강하지만 확장성이 약하다면 PE의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반대로 확장성은 강하지만 응집성이 약하다면 PE의 확장은 모래 위의 성처럼 오히려 위기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플랫폼 기업은 일반적으로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상품의 양적, 질적 수준 향상, 양면시장 사용자 확대 등을 도모한다. 또한, ‘응집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인센티브를 부여해서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이탈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만들기도 한다. 플랫폼 기업은 PE의 리더로서 구심력(求心力)에 해당하는 응집성과 원심력(遠心力)에 해당하는 확장성에 대한 균형을 통해 자신과 참여자 모두가 공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PE의 확장성은 성숙 단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나 네트워크 효과를 결정하는 생산/판매 파트별 참여자 수(예: 생산 파트너 수, 앱 다운로드 횟수)와 재무 측면의 매출/이익, 시장점유율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PE의 응집성은 서비스 생산자/개발자와 플랫폼 간 상호작용 빈도(traffic)와 수준, 플랫폼과 소비자/사용자 간 상호작용 빈도와 내용, 전환의 용이성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플랫폼 사용자는 서비스의 우수성/편의성, 비용 부담, 부가 서비스 등을 감안해서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갈 수도 있기에 플랫폼 기업은 자신은 물론 보완자를 통한 지속적 혁신을 통해 사용자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 플랫폼은 초창기에는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에 우수한 생산자 역량(예: 유명 브랜드, 전문 지식, 재미있는 콘텐츠)을 끌어들이고 목표 시장/소비자에게 다양한 유인책(예: 무료 서비스, 참여도에 대한 보상)을 제공한다. 성숙 단계에 이른 플랫폼은 외적인 성장보다는 내부 품질이나 자원 효율성, 프로세스 혁신 등을 고려하게 된다. 


   플랫폼과 사용자 간 응집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유튜브는 초기부터 사용자제작콘텐츠(User Created Content)를 적극 장려했으며, 후발주자인 비메오(Vimeo)는 사용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동영상을 제작, 편집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였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은 멤버들이 서로 소통하고 ‘좋아요’나 이모티콘 같은 도구로 관심을 표명하고 재미/흥미를 공유함으로써 플랫폼에 머물도록 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여행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푸시한다. 네이버 지식 포탈은 사용자 커뮤니티 구성을 지원하고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지식 포탈인 쿼라(Quora)는 사용자 질문에 대해 유명인이나 최고 수준의 전문가의 답변을 올리는 식으로 사용자를 유치하고 있다. 우버는 자사 플랫폼의 일부 기능을 수송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타사 개발자들이 호출해서 쓸 수 있도록 오픈 API를 제공함으로써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운영혁신 전략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협업생산 vs. 자체생산

   사슬형 (플랫폼) BM은 플랫폼 상품을 특정/소수 기업이 생산해서 다수 사용자에게 판매하는 식의 전통적 파이프라인 방식으로 생산-유통한다. 반면, 원탁형 (플랫폼) BM은 공통구성품으로 활용 가능한 제품이나 연결/중개용 서비스를 다수 기업/개인이 생산해서 다수 개인/기업에 판매하는 네트워크 방식으로 생산-유통한다. 사슬형 BM은 단면시장을 대상으로 하지만, 원탁형 BM은 양면/다면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협업적 거버넌스가 구축되면 사슬형이든 원탁형이든 플랫폼 BM은 업스트림(: 後方생산과 다운스트림(: 前方생산 등 2가지 생산체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업스트림 생산과 다운스트림 생산을 자체생산 또는 (외부 보완자와) 협업생산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슬형 BM에 해당하는 애플 iOS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모두 자체생산하고 있으나 구글 안드로이드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에 일부나마 보완자가 참여하는 협업생산을 적용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쿠팡은 업스트림의 대부분은 협업생산하지만, 다운스트림에 직결된 주문이행 부분은 AI, 로봇, 차량, 운전기사 등을 직접 확보해서 자체생산하고 있다. 집적/통합 플랫폼에 해당하는 우버, 에어비앤비는 공유자산인 차량/운전자와 숙박 시설을 모으는 작업, 잠재 고객/소비자에게 서비스를 광고/홍보하고 서비스 요청이 나오면 즉각 최적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작업 등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모두 자체생산하고 있다. 자체생산은 협업생산에 비해 기민한 의사결정을 통한 규격화/표준화, 신속한 제품 개발과 업데이트, 상대적으로 강한 보안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외부의 우수한 역량을 활용하는 데는 제한적이다. 반대로 협업생산은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조합한 혁신을 도모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일관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연결, 통합이 어렵다. 단기적 성과를 위해서는 자체생산 방식이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장, 발전할 것을 목표로 한다면 다수의 생산자가 참여하는 협업생산이 바람직할 것이다. 


   필자는 원탁형 BM을 연결/중개(예: 데이팅/부동산 중개), 거래/협업(예: 인터넷 쇼핑, 문서/콘텐츠 공유), 집적/통합(예: 공급망 통합, 제3자/4자 물류서비스)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연결/중개’는 도메인 지식보다는 플랫폼 내부의 연결/중개 알고리즘이 경쟁력의 원천인 반면, ‘집적/통합’은 도메인 지식이 훨씬 더 중요하다. ‘거래/협업’은 판매자가 가진 제품/서비스와 구매자의 구매력, 그리고 구매자와 판매자의 거래를 단계별로 지원하는 서비스의 우수성이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연결/중개’ 플랫폼의 업스트림은 협업생산이 적합하지만, 다운스트림은 자체생산이 바람직하며, ‘집적/통합’은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모두 자체생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협업’은 경쟁력의 원천이 내/외부에 분산되어 있으므로 기업 전략에 따라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에 자체생산 또는 협업생산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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