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쓰고 있는 자기소개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4)
그래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뭔데.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대학에 입학할 때도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에 가기 전에도 특수 목적을 가진 중·고등학교를 갈 때도 자기소개서를 쓰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자기소개서가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을까? 여기에 대한 질문을 아주 간단하다. 돈 내고 학원이나 컨설팅을 이용하면 된다. 중·고등학교 자기소개서 컨설팅에 대한 이야기는 수 년 전부터 들어왔다. 개인적으로는 ‘자기소개서를 왜 자기가 쓰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앞서지만 이것 역시 받아들어야 하는 현실이자 재미있는 사회 현상 중 하나이다. 어릴 때부터 이런 상황에 직면하다보니 이런 환경 하에서 성장한 학생들이 고등학교, 전문대, 대학교, 대학원 등 고등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달리 생각하거나 갑자기 혁명 같은 자기탐구를 시작할 일은 별로 없어 보인다. 자기소개서마저도 과외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서 나온 자기소개서, 기업이 원하는 최소한의 요건들은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그 자기소개서가 최소이지 최대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자기소개서에 대해서 능수능란하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말은 진실이다. 그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 보자. ‘그 사람들이 이야기해 주는 것을 듣고 당신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수정·보완할 수 있는가?’ 여기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 같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유명한 강사가 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맞는 말이고 갖추어야 할 요건이다. 자신 스스로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 표현이 아니라 최소한 이 정도는 갖추어야 지원이라도 해 볼 수 있다는 최소한의 요건이 그들이 당신들에게 말해주는 중요한 핵심 포인트이다. 이 점을 꼭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요건들을 다 맞추어서 정해진 양식대로 쓴 후 다시 한 번 검토를 해 본다면 자신이 작성한 내용들의 앞, 뒤가 맞지 않는다거나 근거가 빈약하다거나 표현이 부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스스로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보여주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당신에게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말해주는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쓴 글이기 때문이다.
향후 NCS가 지금보다 더 확산되고 과도기를 거쳐 직무수행에 대한 바로미터가 정립되면 최소한의 요건이 아닌 최대한을 표현한 사람이 선발될 수밖에 없다. 어떤 조직도 준비되지 않는 사람을 선발하지 않는다. 그 준비를 표현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가 자기소개서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도 기업이 요구하는 준비된 능력, 직업기초능력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완성된 신입사원을 원하지만 기대하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있고 준비된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싶은 것이다. 상식적인 관점에서 봐도 채용의 전제는 이럴 수밖에 없고 누가 사람을 선발하든지 정해진 기준은 지켜야 한다.
결국 당신은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NCS가 자리를 잡을수록 여기에 대한 요구는 더 확대될 것이다. 자기소개서도 ‘기-승-전-결’이 있는 하나의 글이다. 신입사원으로 들어오겠다는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저는 ~한 능력이 있습니다. 저의 특기는 ~입니다.’라고 표현한다면 이에 대한 근거가 문장의 앞, 뒤에 갖추어져 있어야 하는데 갖추어져 있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어느 노래처럼 ‘시작도 끝도 아니고, 다시 시작이라오.’라는 가사가 생각날 정도로 자신이 무엇을 경험했고 무엇을 위해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 길이 없다. 심사관들이 추측해야 할 뿐이다. 이 글을 읽는 많은 지원자들은 웃으며 말할 것이다. ‘누가 그렇게 써요?’라고 하지만 미안하게도 아직도 그런 문장을 쓰고 자신이 왜 낙방하는지 모르는 지원자들이 너무 많다.
특히 NCS가 도입되고 정상적으로 기업에서 NCS 채용에 대한 프로세스가 정립되게 되면, 당연히 ‘근거도 없는 자신감’은 낙방의 지름길이 되게 된다. NCS 채용의 기본은 그 사람의 능력을 보는 것이다. 우리가 취업 스펙의 최고봉이라고 생각하는 S대, 토익 990점, 공모전 3회 입상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학업과 경험을 통해서 어떤 지식을 얻었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스킬)이 무엇이며, 어떤 태도를 갖추고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부분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도 대기업에서는 통상 지원자 수에 대비해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10% 내외의 우수한 자기소개서를 뽑아서 검토한다고 한다. 우리가 대학에 입학할 때 문학, 영어 등 특기생을 선발하듯이 자기소개서에 대한 부분이 채용 선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고등학교 과학 과목에서 배울 수 있듯이 우리가 별을 볼 때는 겉보기 등급과 절대 등급이 있다. 현재의 선발 기준과 NCS 선발 기준은 진화를 거듭할수록 겉보기와 절대 등급을 구분하여 선발의 척도로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채용 선발 시에 ‘준치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을 하는 상급자들도 많았다. 지금도 그런 분들이 조직 내에 다 없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과 사례들을 겪으면서 점진적으로 채용에 대한 관점도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NCS 중심의 채용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지만 정부기관들(노동부, 교육부 등 유관기관)의 실적이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NCS로 인해 현재까지는 고등학교와 전문대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와 혁신은 언젠가는 거쳐야 하는 프로세스이고 교육이 변화하고 이로 인해 육성된 인력이 달라지면 채용 시장은 당연히 현재와는 다른 기준으로 직원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고 매번 뒷북을 쳐 끌려가기보다는 자신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NCS의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진정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들을 정리하여 자기소개서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천편일률적으로 A회사의 자기소개서 기준은 이렇고 B회사의 자기소개서 기준은 이렇게 때문에 이런 최소한의 요건들을 갖추어야 한다는 데 얽매여 있으면 있을수록 당신 자신에게 기회는 한 걸음, 한 걸음 멀어지게 될 것이다.
현대 사회는 정보도 능력이다. 정보가 능력이라고 해서 정보에 대한 선별 없이 키워드를 잡아 모조리 정보를 수집하기만 한다면 거기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은 헛된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정보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여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근거도 없이 나열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에 맞추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한 가지라고 근거를 가지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NCS에서는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능력(자신의 전공과 관련되어 있는 부분)을 직업능력으로 보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표현할 때 이에 대한 기준점을 가지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작성해야 할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작성 시에 여러 가지 요인과 항목들을 고려해야 하는 종합적인 작문이다. 자신의 특성과 강점, 약점 등에 대한 압축된 표현도 가능해야 하고 정해진 글자 수에 따른 명확하고 조리 있는 글 솜씨도 중요하다. 이에 대한 연습을 여러 차례 거듭되어야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