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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1학년 첫 축제와 주막

[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by 한은

[6] 네가 모두에게 꽃


축제 때 주막을 해야한다는 말에 조금 의아했다. 다같이 먹으면서 노는건 좋지만 왜 굳이 음식을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너무 T성향이 강했던 것일까...? 주막을 준비하면서 메뉴를 선정하는데 내 머리속은 식품보건법에 걸리지 않을까, 내가 밖에서 만든 음식을 누군가 먹고 탈이 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먼저였다. 보통 시험 한달 전에 대학 축제를 하는데 그 준비기간 동안 의외로 재미있었다. 먼저 우리가 만든 음식을 동기들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때 동기들과 많이 친해졌다. 그때 동기들과 이야기 나눈 각자의 과거와 앞으로의 꿈 꾸는 미래가 대학의 낭만을 만들어갔다. 학생 수가 너무 많았던 학교여서 주막에서 주문 받고, 요리하는 순간들이 너무 힘들고 피곤했지만 동기들과 수다를 떠는 그 순간들이 모여서 낭만 치사량 100%을 만들어졌다. 연예인들과 여러 재미있는 행사는 보이지 않았고 내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대학의 꽃은 축제라는데 축제 속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꽃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학 부조리가 존재했었고 당시 전국 대학교가 문제가 많았다. 심지어 자살하고 사고로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 뉴스도 많이 보였다. 그 처참한 현실이 축제 때 정말 많이 보았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었던 일들이 나에게 너무 심각한 사건들로 보였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만남을 지속하지 못한다는게 너무 아쉬웠다. 축제와 시험기간만 되면 애브리타임에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지만 건강한 글들이 올라오지는 않았다.


내가 너무 세상을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너무 순진했던 것일까? 20살에 너무 혼란스러웠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세상이 나를 악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아니면 내가 이미 악한데 세상을 더 악하게 만드는 것이었을까? 나 뿐만 아니라 모든 20살이 혼란스러운 시간들을 보내겠지만 20살은 정말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힘든데 나의 동기들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나는 "나" 잃지 않기로했다. "나"를 잃지 않아서 내가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소중이 여기기로 했다. 대학 라이프에서 큰 터닝포인트를 가지고 온 대학의 낭만 가득한 축제와 주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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