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대학생 1학년 남자들의 기숙사

[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by 한은

[4] 기숙사 라이프


입학 당시 정말 감사하게도 장학생으로 뽑혀 용돈 같은 장학금도 받고, 등록금 절감으로 대학교 라이프의 시작이 너무 좋았다. 신설 기숙사를 신청하고 2인실에 각방 화장실이 엄청난 매력이었다. 처음 만나는 룸메와 어색한 공기가 흘렀지만 농구를 좋아하는 공통점에 새벽농구를 하면서 친해졌다. 하지만 입학 후 2주가 지났을까 룸메는 대학 가는 것보다 돈을 벌어야 할 것 같다며 자퇴를 하고 7층 2인실에서 혼자 생활하게 되었다. 너무 쾌적하고 좋았지만 심심해서 다른 기숙사에 있는 고등학교 동창에게 자주 연락하면서 놀다가 기숙사를 고등학교 동창이 있는 다른 건물로 다시 기숙사를 신청하여 다른 구식 기숙사에 옮겨 생활하게 되었다.


대학교 기숙사가 처음이어서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전혀 몰랐다. 이불보다는 침낭으로 대신했는데 전기장판은 필수였다.. 각방 화장실이었던 기숙사가 훨씬 좋았지만 공동 샤워실도 나쁘진 않았다. 남자들은 같이 목욕탕가면 금방 친구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보는 얼굴들이 있기 때문에 같이 샤워하다보면 금방 새 친구를 사귀게 된다. 샤워로 친해진 친구들은 중간고사 기간에 맞춰서 찾아오는 챔피언스리그 해외 축구를 새벽에 반드시 챙겨 보게 되면서 시험공부는 하지 않고 축구 분석가로 전향하게 된다. 12시 전까지 치킨이 도착하도록 배달시켜 1~2시간 기다리면 축구는 시작한다. 축구가 끝나면 보통 4시가 다 되어가는데 축구 경기가 재미있었다면 끓는 마음을 가지고 바로 공을 들고 학교 운동장으로 가서 축구를 하거나 농구를 한다. 분명히 각자 전공이 있는데 체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 대단한건 새벽까지 분명하게 공부를 같이 하지 않았는데 꼭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억울했다. 20살 남자들의 기숙사는 공부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축구 이야기가 대부분이다.ㅋㅋㅋㅋ 나름 낭만있는 기숙사 라이프였다.

177d22cfe0d4b2e51.jpg 영화 <세 얼간이> 명대사


keyword
이전 04화대학생 1학년 : 가장 큰 사건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