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3] 1학년 1학기 가장 큰 사건 : QR출석
1학년 대학 라이프에 큰 사건이 중간고사를 치기 직전에 찾아오게 된다. 대리출석을 막기 위해 스마트 출석을 학교에서 도입하게 되었는데 강의실 문 앞에 붙어있는 QR코드를 학교 어플을 통해 촬영해야 과목마다 출석이 인정된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의 생각이 비슷했던 것일까? 수업이 등록되어있는 각 강의실 QR코드를 폰 갤러리에 남겨두어 기숙사에서도 QR코드를 찍으면 출석인정이 되는 방법을 알아버렸다. 기숙사에서 룸메와 아침에 늦잠을 더 자고 싶은 마음에 룸메 폰에는 내가 가야하는 강의실, 내 폰에는 룸메가 가야하는 강의실 QR코드를 저장해서 시간이 되면 그 코드를 촬영하여 출석을 대신했다.
재미있는 강의라 말한 선배들의 말에 "성과 사회"라는 영어 강의를 신청했었는데 200명이 넘게 들어오는 강의였다. 중간고사가 다가오는데 강의를 너무 듣지 않은 것 같아서 하루는 꼭 들으러 강의실에서 출석 체크를 하고 강의에 집중해보겠다며 강의실을 갔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8명 정도의 학생들만 강의실에 있었고 영어 강의라고 다들 오기 싫어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외국인 교수님께서 QR 출석 현황을 보기 위해 출석 홈페이지에 들어가는데 갑자기 교수님께서 "What the heck...?!"이라 말하셔서 놀란 마음에 화면을 봤는데 200명이 모두 출석 되어있었다. 나를 포함한 8명의 학생만 강의실 오고 나머지 192명의 학생은 다른 곳에서 QR코드를 찍어 출석을 하게 된 것이다. "나 한명 정도 빠져도 티가 나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150명이 넘는 학생들이 동시에 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학교측에서는 강의실에서 사용되는 와이파이가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야만 출석이 되는 시스템으로 변했다...ㅋㅋㅋㅋㅋㅋㅋ
[3-2] 교환학생들의 대학 라이프
단과 대학 옆에 미대가 있었다. 미대 1층에는 예쁘게 카페처럼 꾸며진 "글로벌 라운지"가 있었다. 학교에 흑인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많이 왔었는데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주 놀러 갔다. 항상 글로벌 라운지에 들어가면 몸에 그루브를 장착하여 춤을 추는 학생들이 많았다. 스트릿 댄스를 취미로 배웠던 나로서 박자에 몸을 잘 맡긴다고 생각했는데 도저히 한국인이라면 따라 갈 수 없는 그런 그루브였다. 반박자 안에 또 다른 반박자가 존재하는데 그 반의 반의 반박자 안에 또 다른 그들만의 정박이 기가 막혔다. 너무 멋진 춤과 소울로 인해 글로벌 라운지에서 만난 흑인 친구들로 내가 듣는 CCM이 전부 Black gospel로 바뀌게 되었다. 영어를 배우러 갔지만 춤만 배우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글로벌 라운지에 가면 Jesus Christ, For real, Ye(Yes, 예라고 발음하면 혼남 "이예"로 짧고 강하게 발음해야 칭찬 받는다), ight(alright) anamsang(아남생, You know what I say), Holy Moly 등 감탄사 영어 실력만 늘어서 전공영어가 어색해지는 대학 라이프가 아주 재미있었다.